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최신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적용을 강요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테크레이더는 2월 이후 출시될 모든 안드로이드폰에 최신 ‘4.4버전(킷캣)’을 반드시 써야한다는 구글 문서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고급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중저가 제품도 모두 대상이다. 구글은 주요 제조사에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사는 중저가 단말에 구형 OS를 써 최신 버전을 넣은 고급 단말기가 돋보이는 마케팅을 했다. 이 문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스마트폰 제조와 전략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메모에 따르면 “구글은 2월부터 구형 OS를 쓴 제품에 ‘구글모바일서비스(GMS)’ 승인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OS는 다음 버전 출시 후 9개월간 유효한 GMS 승인창이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킷캣을 쓰지 않은 안드로이드폰은 구글플레이와 지메일, 유튜브, 지도 등 GMS 이용이 제한된다는 말이다. 구형 OS 사용기한이 신형 출시 후 9개월이라는 제한도 생겼다.
이 조치는 구형 안드로이드 이용을 막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최근 구글 자료에 따르면 킷캣을 쓴 안드로이드폰은 1.8%에 머문 반면 구형 젤리빈은 60%를 넘었다. 지난해 9월 나온 애플 iOS7은 출시 3개월 만에 애플 기기 사용자 74%가 쓰는 것과 비교된다. 구글은 최신 OS를 하드웨어 제약 없이 쓰게 완성도를 높였다. 킷캣은 512MB 램을 쓴 저가 단말기에서도 쓸 수 있도록 메모리 성능을 최적화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제조사는 안드로이드폰 개발과 마케팅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원하는 OS 사용이 제한되고 빠른 업그레이드 속도를 내세운 마케팅도 빛을 발한다. 반면, 앱 개발자와 소비자엔 긍정적이다.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최신 OS에 맞춰 앱을 개발하면 되고 소비자는 언제나 최신 플랫폼을 쓴다.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은 “구글이 지난해부터 핵심 API와 앱을 오픈소스가 아닌 폐쇄형 GMS에 통합했다”며 “안드로이드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는 제조사는 구글 생태계에 완전히 발이 묶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구글 OS별 점유율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