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롱텀에벌루션(LTE) 통합 칩 경쟁이 격화할 전망이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삼성전자 등이 LTE 모뎀(베이스밴드)·AP 통합 칩을 출시하면서 독주하는 퀄컴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프리미엄 고주파(RF) 콤보 칩과 중저가형 턴키 AP 플랫폼으로 이원화 전략을 편다. 와이파이·블루투스·근거리무선통신(NFC) 등 고성능 RF 통합 칩을 프리미엄 스마트폰·태블릿PC에 공급하는 한편 LTE 모듈을 장착한 중저가형 AP로 중국·인도 등 중저가폰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마이클 헐스턴 브로드컴 수석부사장은 “그동안 3세대 이동통신만 지원해왔지만 1분기부터 4G LTE 솔루션을 출시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업체들이 다모델 전략을 펴면서 AP 판매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컴은 지난해 말 노키아 모뎀팀을 인수한 르네사스 모뎀사업부를 다시 이관받으면서 모뎀 통합 칩 개발에 주력해 왔다. 헐스턴 부사장은 “인수 비용 때문에 지출이 늘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R&D) 투자로 벌어들일 수 있는 게 더 많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엔비디아 역시 올해 안에 LTE 통합 칩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3G 통합 칩을 선보여 중국 샤오미 등에 공급한 바 있다. 이용덕 엔비디아 지사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LTE 통합 칩이 나오면 스마트폰·태블릿PC 시장에 본격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모바일 시장에서도 초고화질(UHD) 디스플레이가 확산되면서 그래픽프로세서(GPU) 코어수가 늘어나고, GPU 코어 제어가 점점 중요해지는 만큼 통합 칩이 출시되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연말 인사에서 IT모바일(IM)사업부 내에 있던 모뎀개발실을 시스템LSI로 통합하면서 LTE 베이스밴드 통합 AP 개발을 시사한 바 있다.
미디어텍도 최근 LTE 통합 칩 ‘MT6595’를 발표하고 2분기부터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3G·4G 듀얼밴드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베이스밴드·AP 통합 칩은 퀄컴 제품이 유일했다. 주파수 대역이 비슷비슷한 3G 이동통신과 달리 LTE 주파수는 국가별로 산재해 있어 각 나라별로 성능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글로벌 로밍 서비스를 하려면 수백개에 이르는 전 세계 이동통신 주파수와 호환돼야 한다. 그만큼 구현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저가형, 다모델 전략을 펴면서 AP 업체들 역시 통합 칩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는 구도가 형성됐다. 보급형 모델에 맞는 가격 경쟁을 위해서는 통합 칩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채택 비중에 따라 AP 업계가 양분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올해부터는 중저가형·통합 칩을 얼마나 저렴하게 출시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스트래트지 애널리틱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