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산업부, 미래성장동력 사업 중복 우려…부처간 칸막이 해소 시험대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각각 나선 가운데 상당수가 유사하거나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 투자를 막고 나아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칸막이 없는 부처 협력`이 자연스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미래부와 산업부가 각각 추진 중인 13대 미래성장동력과 13대 대형융합과제의 절반가량이 같거나 유사한 것으로 지적됐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제4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 13개 대형융합과제가 포함된 제6차 산업기술혁신계획을 확정했다. 10년 뒤를 내다보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창출해 성장동력 발굴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산업부는 13개 과제에 추가로 2개를 더해 15대 창조경제 산업엔진 프로젝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두 달 뒤인 지난 10일 이상목 미래부 차관은 미래성장동력 토론회에 참석, 미래성장동력 육성 의지를 밝혔다. 이날 기획위원회는 시장 잠재력이 크고 창조적 산업 생태계 구축 가능성이 높은 13개 분야를 선정, 발표했다. 이 차관은 “도출 결과를 토대로 미래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미래부 차원의 정책 마련을 예고했다.

문제는 두 부처가 바라보는 지향점과 목표가 비슷한 가운데 이를 실현할 세부 과제마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다. 두 부처 공히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맞춤형 웰니스케어(산업부:개인맞춤형 건강관리), 심해저 해양플랜트(산업부:극한 환경용 해양플랜트)를 내세웠다. 스마트카-자율주행자동차, 미래융·복합소재-탄소·첨단산업용 소재, 인텔리전트 로봇-국민건강·안전 로봇 등도 사전 조율이 없으면 중복 투자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미래부와 산업부도 유사성 문제는 인정했다. 미래부 고위관계자는 “(유사중복 우려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산업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와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도 “두 부처 모두 유망 분야를 고르다 보니 일부 중첩된 부분이 발생했다”며 “충분한 협의를 진행해 향후 중복 투자 등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두 부처 간 대형 프로젝트의 유사·중복 문제 해결 과정이 부처 간 칸막이 해소를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까지 두 부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3D 프린팅 등에서 상호 협력을 시도했지만 부처 전체의 어젠다를 아우르는 차원에서 큰 그림의 협력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각 부처가 고유 영역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서로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자료:미래부, 산업부

미래부-산업부, 미래성장동력 사업 중복 우려…부처간 칸막이 해소 시험대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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