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층 전극으로 멀티터치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 확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태블릿PC에 단일층 전극 터치스크린패널(TSP)을 대거 채택한다.
단일층 전극 TSP는 과거 피처폰에 일부 쓰였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 종적을 감췄었다. 멀티터치를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단일층 전극으로 멀티터치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TSP뿐만 아니라 후방 소재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3인치 이하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에 GF1 TSP를 기본 채택하기로 했다. GF1은 종전 필름 타입(GFF) TSP에서 인듐주석산화물(ITO) 전극층을 하나 줄인 제품이다.
당초 GF1 TSP용 터치 칩은 단일층 커버유리 일체형(G1) TSP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됐다. G1 TSP 생산 수율이 낮은 데다 ITO 필름 가격이 떨어지면서 GF1 TSP로 바뀌었다.
GF1 TSP는 구조가 단순해 생산 수율이 높고, 가격도 저렴하다. 무엇보다 ITO 센서층을 두 개에서 한 개로 줄이면, 디스플레이 투과율이 높아질뿐만 아니라 세트 디자인도 얇게 구현할 수 있다. 기존 GFF TSP 생산라인을 활용해 GF1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GFF TSP 제조 업체들이 GF1 TSP까지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주요 TSP 협력 업체에 GF1 TSP 공급을 요청했다. 사실상 중저가 스마트폰에 GF1을 기본 장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고가 스마트폰·태블릿PC에도 단일층 전극 TSP를 적용한다. LCD 컬러필터에 터치 전극을 형성한 LCD 일체형 온셀 TSP 기술이다. LCD 일체형 TSP는 추가 설비 투자 부담이 적고, 레티나급 LCD를 장착할 수도 있다. 그동안 LCD 일체형 TSP는 터치 칩 문제로 상용화가 어려웠다. 액정에서 발생하는 노이즈가 터치 칩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탓이다. 그러나 최근 정전용량 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칩이 나오면서 상용화가 가능해졌다.
삼성전자는 LCD 일체형 TSP의 생산 수율과 가격 등을 감안해 스마트폰·태블릿PC에 얼마나 적용할지 판단할 계획이다.
ITO 필름을 독점 공급하는 일본 닛토덴코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메탈메시 등 ITO 대체 소재를 태블릿PC에 도입하려는 데다 단일층 전극 TSP까지 채택하면 ITO 필름 수요가 그 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층 전극 TSP를 사용하면 스마트폰·태블릿PC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어느 정도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