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외부 개발자 생태계 불 지핀다

#앱 개발사 비즈니스팀(대표 김성민)은 지난 8일 급히 개발을 시작해 단 이틀 만에 카카오스토리에 글을 예약 전송하는 `카스예약글` 앱을 내놓았다. 별도의 가입 없이 카카오 계정으로 접속해 원하는 시간에 카카오스토리 글을 올리는 앱이다. 생일축하 메시지나 일정한 시간에 올리는 뉴스레터 발송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 같은 일은 카카오가 `카카오 디벨로퍼스`를 외부 개발사·개발자에 공개함으로써 가능해졌다. 외부 앱이 카카오 API를 활용해 카카오 계정 로그인을 제공하거나 카카오스토리에 글을 올릴 수 있게 했다.

카카오가 외부 개발자 생태계에 불을 지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외부 중소 개발사 또는 독립개발자가 카카오 내부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고 카카오와 자신들의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도록 최근 공개한 `카카오 디벨로퍼`에 대한 관심과 참여 열기가 뜨겁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 등 회원 관리를 할 수 있고 카카오톡 및 카카오스토리 프로필을 자기 앱에 가져와 쓸 수도 있다. 사용자에 친숙한 카카오 로그인과 프로필을 사용할 수 있고 개인정보 관리 우려도 덜 수 있어, 사용자 확보가 시급한 신규 앱 개발사로선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SNS에도 카카오 디벨로퍼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는 의견이 쏟아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주말도 끼어 있었지만 관련 문의가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며 “파트너 기업을 육성하고 카카오 서비스도 확대하는 상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빙글과 망고플레이트는 카카오와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거쳐 기능을 적용했다. 빙글은 콘텐츠를 카카오톡에 공유할 때 단순 링크뿐 아니라 이미지와 간략한 설명과 로고도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 김상훈 빙글 마케팅홍보실장은 “전에는 링크만 카카오톡으로 공유할 수 있어 스미싱으로 종종 오해받았다”며 “카카오 API 적용으로 사용자 시선을 잡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맛집 추천 앱 망고플레이트는 시범 서비스 동안 신규 가입자가 20%가량 늘었다.

네이버도 최근 외부 개발사에 네이버 로그인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개인정보 관리에 부담을 느끼는 스타트업이나 네이버를 통해 채널링하는 모바일 게임사 등이 대상이다.

국내 인터넷 선도 기업의 이 같은 행보가 플랫폼 기업과 개발사 간 상생 생태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해외에선 페이스북·구글·트위터 등이 API를 제공, 외부 개발사가 만든 앱에 이들 계정으로 로그인하고 친구 관계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개방성이 페이스북 성장의 핵심 요소로 거론된다. 드롭박스나 에버노트도 API를 개방, 외부 유틸리티 앱에서 만든 문서나 자료를 즉시 저장할 수 있게 한다.

카카오톡 친구 목록 등 핵심 소셜 그래프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한계로 꼽힌다. 김성민 비즈니스팀 대표는 “서둘러 개발한 앱이지만 5000만이 넘는 카카오스토리 이용자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카카오톡 친구 목록 등 핵심 기능이 개방되면 더욱 다양하고 재미있는 앱이 나올 듯하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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