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처럼 다시 일어서다`
지난 1월 초 대형화재로 모든 것을 잃었던 인조대리석 분야 강소기업 라이온켐텍(대표 박희원)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회사 정문에 들어서자 여러 대의 대형 크레인과 함께 공사장을 분주히 오가는 여러 명의 인부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건물 밖에서는 당시 화마가 남기고 간 흔적을 지우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아직 채 복구가 안 된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건물 한편에서는 인조대리석 생산라인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라이온켐텍은 당시 큰 불로 주력 생산품 공장이 전소되다시피 했으나, 한 달여 만인 지난달 말 공장 가동을 재개하면서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복구하는데 적어도 4개월은 더 걸릴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깨고 극복해낸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박희원 사장은 “화재가 발생할 당시 세상이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밤잠도 안자고 힘을 합쳐 생산시설을 복구하고 노력한 결과 조기에 정상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거래하던 업체들도 힘을 보탰다. 외산 장비 업체들은 공급하는 데만 4~5개월 이상 걸리는 장비를 한 달여 만에 전격적으로 라이온켐텍에 제공했다.
현재 하루 생산량은 화재 이전의 60~70% 수준까지 올라왔다. 최신 기계 설비를 도입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제품 생산 속도가 예전보다 더 빨라졌다.
라이온켐텍은 인조대리석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이 8%나 되는 강소기업이다. 세계적인 기업 듀퐁의 점유율이 40~50%인 점을 감안하면 발군의 실력이다.
올해로 창립 41주년을 맞는 회사는 그동안 한 눈 팔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인조대리석은 대기업이 아니면 안 된다는 통념을 깨고 국내에서는 삼성, LG에 이어 벤처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3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인조대리석은 총 200여종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등 세계 4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당시 화마는 회사에 많은 것을 잃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전화위복이 됐다.
이번에 가동에 들어간 1라인 외에도 4월말 2, 3호 라인이 순차적으로 완공되면 듀퐁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정도의 제품 생산이 가능해진다. 명실상부한 최대 규모의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박 사장은 “올 연말쯤 연간 100만~120만장의 인조대리석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며 “생산물량이 지난해보다 갑절 이상 늘어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한 회사는 밝은 미래성에 주가도 연일 상종가다. 화재 당시 1만8000원대로 급락했던 주가는 한 달여 만에 2만5000원대로 40% 가까이 폭등했다.
박 사장은 회사를 믿어준 주주들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 사장은 “불이 나고 주식이 오르는 회사는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익금은 사회에 적극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