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문화로 말하다]`별그대` 도민준과 대화할 확률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인기다. 조선시대에 불시착한 외계인이 양반가 `마당과부(약혼자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과부가 된 경우)`와 우연히 만난 뒤 전생과 현생을 넘나드는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이다. 흥미로운 설정을 배경으로 외계인 도민준(김수현)의 뛰어난 능력과 톡톡 튀는 매력을 자랑하는 인기스타 천송이(전지현)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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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외계인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항상 인기 있는 소재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자동반사로 떠오르는 `E.T.`처럼 괴상하게 생겼어도 마음을 나누는 친구의 모습을 할 때도 있고, `에이리언`처럼 인류를 멸망에 이르게 하는 공포스런 존재가 되기도 한다. 무수한 SF소설, 영화의 역사는 사실상 인간의 지적생명체에 대한 탐구와 상상의 결과물이라고 할만하다. 그만큼 외계인의 존재에 대해서 `있다, 없다`의 이야기는 분분하다. 결국 외계인의 존재 여부는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정도로 결론이 난다.

그러나 논의에서만 그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인간 이외에 다른 지적생명체를 찾는 노력은 1960년대 시작된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외계의 지적생명탐사)`를 대표해서 과학적으로 계속 이뤄져 왔다. 외계인이 인간과 교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 노력 중에는 SETI 프로그램 일환으로 고안된 코넬대학교의 프랭크 드레이크 교수가 착안한 드레이크 방정식이 있다. 그렇다면 도민준이 천송이와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되는 지 한번 계산해보자.

드레이크 방정식은 인간과 교신이 가능한 지적 외계 생명체의 수를 계산하는 방정식(N=N*xfpxnexflxfixfcxL)이다. N은 우리 은하 내에 존재하는 인간과 교신이 가능한 (외계) 문명의 수를 말한다. 각각의 변수는 △은하 안에 있는 항성들의 총 수 또는 별들이 생성되는 비율(N*) △항성이 항성계를 가지고 있을 확률(fp) △항성에 속한 행성 중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의 수(ne) △=발생한 생명이 지적인 생물체로 진화할 확률(fi) △그러한 지적인 생명체가 탐지할 수 있는 신호를 보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할 확률(fc) △위의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기간(L)이다.

한 마디로 지구인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탄소 생명체가 존재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서로 그 존재를 교신으로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문명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명의 유지는 생명이 탄생하고 진화를 거듭하는 것 이상으로 힘든 일이다. 우리 과학 기술이 외계생명체가 보낸 통신기술을 분석할 수 있는 지도 확실치 않은 것은 물론이고, 우리 문명 역시 전쟁, 환경파괴, 자원고갈 등으로 인류 문명은 여러 가지 내부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인류가 전쟁과 기아 등에 고통 받지 않는다면 밤하늘에 외계의 메시지가 뜰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도민준과 만나 대화할 확률은 희박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에야 그 가능성은 제로가 된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확인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드라마를 봐도 도민준에게 교신을 먼저 시작한 것은 천송이가 아니었나.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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