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포 휴머니티(Science for Humanity). 인류를 위한 과학을 넘어 인류를 사랑하는 과학이 되고자 합니다. 과학 나눔은 그저 느끼는 정도, 감동으로만 생각하면 안됩니다. 직접 움직이고 실천하는 과학이 필요합니다. 과학기술인의 재능이 논문에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사회를 발전시키고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ODA) 시대`가 열렸다. 올해 최대 사업 목표로 `빌리지 업그레이드`를 내세운 과학기술나눔공동체가 주인공이다. 공동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원훈 아시아과학한림원연합회장은 빌리지 업그레이드를 `새마을 운동의 국제화`라고 표현했다. 지금까지 해외 과학기술 봉사는 풍력발전기를 설치해주거나 전기를 공급하는 인프라를 지원했다.
그러나 봉사가 끝나면 과학기술자는 철수한다. 지속적인 발전이 어렵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기술적으로 뒤처진 해외 오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며 “농작물 재배공법 등을 깨닫게 해 풍요로운 마을에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빌리지 업그레이드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첫 대상은 캄보디아입니다. 2월 캄보디아에서 물 콘퍼런스를 개최합니다. 마시는 물에 비소가 섞여있어 사람에게 치명적이죠. 비소를 걸러내고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소개하고 재능기부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과학기술나눔공동체는 아시아에서 첫 빌리지 업그레이드 사업을 시작한다. 두 번째는 아프리카 남수단 지역에서 활동 계획을 세웠다.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발전으로 성장해온 만큼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나눔공동체가 해외 사업만 펼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한국암웨이와 함께 격·오지 학생들을 위한 과학인재육성프로그램 `생각하는 청개구리 과학탐험대`를 운영했다. 백령도 북포초등학교, 임자도 임자초등학교, 충청북도 청천초등학교, 강원도 황지초등학교 등에서 선발된 40여명 학생에게 생태계 환경 연구,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 견학 기회를 줬다. SK하이닉스의 지원으로 지역 우수 아동과 청소년의 국내외 체험 프로그램 `IT과학탐험대` 등을 운영했다.
박 회장은 “이공계 기피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에게 과학기술을 제대로 경험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과학기술계가 스스로 재능을 나누면서 젊은 인재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