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과 배출권거래제 시행이 계획대로 진행된다. 온실가스는 2011년 정부 발표 목표치가 그대로 유지되고 배출권거래제도 2015년부터 시행된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제6차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2015~2024년)을 확정했다. 같은 날 환경부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0%를 감축목표로 잡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배출권거래제는 이번 기본계획 확정으로 6월부터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할당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대상 기업들은 10월부터 업체별 배출권을 할당받고 내년 1월부터 거래제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전체적인 시장은 3단계로 운영된다. 초기 2년은 거래 안착을 위해 기업들에게 배출권을 100%로 무상할당하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무상할당량을 97%로 줄이고 거래대상을 넓힌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는 배출권 유상할당을 확대해 적극적인 감축 정책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온실가스는 2020년 배출전망치인 7억7600만톤에서 2억3300만톤을 줄여야 한다.
기재부와 환경부는 배출권거래제 시행 및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확정으로 비용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국제적 위상제고, 관련 신규 일자리 창출과 같은 순기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의 눈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불이 떨어졌다. 조금이나마 온실가스 관련 규제 완화를 기대했던 산업계에는 비보다.
그동안 산업계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완화와 배출권거래제 시행 연기를 주장해 왔다. 국가 감축목표가 해외보다 과도하고 거래제 시행으로 감축비용이 추가되면서 기업경쟁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발표된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과 감축 로드맵에는 산업계의 요구가 어느 것 하나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산업계의 우려를 줄이기 위해 몇 가지 보완대책을 마련했다. 온실가스 감축기술 등에 대한 세액공제와 재정지원, 민감 업종에 대한 무상할당 이외의 추가적 지원, 시설투자 융자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경쟁력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완대책이 강구됐지만 느끼는 체감도는 크지 않다는 게 산업계의 지적이다. 정책 추진에 따라 추가 감축 설비와 전담조직 구성 등에 대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해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재산정 작업을 하면서 목표 하향에 대해 기대를 걸었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자동차, 반도체, 제철, 조선 등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수출업종이 산업 중추를 맡고 있는 국내 여건상 감축목표 하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업계는 배출권거래제 시행은 굳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한국이 아직 개발도상국 지위를 가지고 있어 신기후체제가 도입되는 2020년부터 감축 대상국에 포함되는데 먼저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배출권거래제 시행시기를 2020년으로 연장하자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박태진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배출권거래제와 온실가스 감축 관련 산업계의 요구가 정부를 설득하지 못한 것 같다”며 “관련 논의가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산업계의 의견을 모아 계속해서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종별 온실가스 감축량 (자료:환경부)
산업=친환경 연료대체 등 8130만톤(18.5%) 감축
연료대체:중유→LNG(2020년 25%), 폐열회수설비 발전량 증대(2020년 2052만4000TOE)
수송=스마트교통 시스템 구축 등 3420만톤(34.3%) 감축
친환경차 보급 확대:2020년까지 전기차 20만대, 수소연료전지차 500대 보급 등
건물=고효율 냉난방기기 보급 확대 등 4500만톤(27.0% 감축)
에너지총량제(500㎡ 이상) 도입, 20세대 이상 공동주택 고효율 보일러 설치 확대
공공/기타=공공부문 목표관리제 운영 등 446만톤(25.0%) 감축
LED 보급률(2020년 70%), 사무용 전자제품 효율 개선(2020년 100%)
농어업=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 확충 등 148만톤(5.2%) 감축
가축분뇨 에너지시설:2013년 8곳→2020년 30곳, 공동자원화시설:2013년 95곳→2020년 180곳
폐기물=폐기물 에너지화 등 171만톤(12.3%) 감축
유기성 폐기물 에너지화:2015년 26%→2020년 44%, 매립가스 회수·발전:2020년 90%
전환/발전=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6490만톤(26.7%) 감축
탄소 포집·저장(CCS) 도입(200만톤), 신재생에너지 비율 7.2% 확대 등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