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개통하면 사용자가 깔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업자, 구글과 애플 등이 미리 넣어둔 앱이다. 스마트폰과 운영체제(OS)에 따라 다르지만 SK텔레콤 고객이 쓰는 삼성전자 갤럭시S4의 경우 80개에 이른다고 한다. 대체로 유용하지만 사용자마다 거의 쓰지 않는 앱이 많다. 그래서 없애려 하지만 불가능하다. 삭제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러한 선 탑재 앱 가운데 작동에 필요한 필수 앱을 빼고 사용자 마음대로 지울 수 있도록 한 지침을 23일 내놨다. 이 지침을 따르면 오늘 4월 이후 생산한 스마트폰부터 40여개 기본 앱을 사용자가 없앨 수 있다. 이동통신사업자가 만든 앱은 12개 이상, 제조사가 만든 앱 13개 이상 삭제할 수 있다. OS업체인 구글이 만든 앱 삭제 여부는 제조사와 논의해 정한다. 애플 아이폰은 이 지침을 적용받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폰 기본 앱의 숫자가 안드로이드폰의 절반도 채 안 돼 당장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욱이 우리나라 아이폰 점유율이 5% 이내로 낮다.
이 조치는 무엇보다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쓰지도 않는데 없앨 수 없는 앱이 메모리 용량을 차지하고, 배터리를 소모하는 것에 소비자는 매우 불만이었다.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손톱 밑 가시`로 여겨졌다. 이 가시를 사용자 스스로 뽑을 수 있도록 정책으로 만든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 지침으로 이동통신사업자와 제조사는 조금 손해를 볼 수 있다. 선 탑재 앱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제조사로선 이동통신사업자와 단가 협상 도구로도 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침을 수용함으로써 이익을 포기했다. 소비자만족을 위해 대승적으로 양보한 셈이다. 정부는 이 지침을 계기로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중심의 통신정책을 더 많이 고민하기를 바란다. 이동통신사업자와 제조사도 철저히 소비자 중심으로 사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면 버린 이익이 더 큰 이익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이 점에서 구글은 물론이고 애플도 이 지침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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