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투자 재개한 엘피다…마이크론, 한국세 따라잡기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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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엘피다가 3년 만에 메모리 설비 투자를 재개했다. 첨단 제품에 역량을 집중해 한국 기업을 따라가려는 미·일 연합군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22일 니혼게이자이는 엘피다가 히로시마 공장에 800억엔(약 8200억원)을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용 메모리 20% 증산이 목표다.

일본 메모리 3사가 통합한 엘피다는 2011년 700억엔(약 718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썼지만 경기 침체로 PC 수요가 떨어지면서 D램 판매 부진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정부가 투입한 공적 자금도 무용지물로 돌아가고 실적은 더 나빠졌다. 결국 엘피다는 2013년 7월 마이크론에 팔렸다.

엘피다 투자 재개는 마이크론의 전략적 결정이다. 엘피다 인수로 마이크론은 시장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에 근접했다. 아직 삼성전자와는 거리가 멀지만 첨단 제품을 먼저 출시해 격차를 좁히려는 의도다. 니혼게이자이는 마이크론 올해 투자액이 전년 대비 두 배 많은 31억달러(약 3조3120억원) 수준인데 이 가운데 절반을 일본과 대만에 있는 엘피다 공장에 쏟는다고 전했다.

히로시마 공장은 마이크론과 엘피다 모두를 합쳐 가장 첨단 제품인 25나노 공정 메모리를 만드는 거점이다. 이곳에 800억엔을 투자해 올해 하반기에 20나노 공정 메모리를 출시할 방침이다. 엘피다는 20나노 공정이 자리를 잡으면 생산량은 20% 정도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소비 전력도 약 10% 줄인 메모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마이크론과 엘피다 협력은 더 끈끈해진다. 마크 더칸 마이크론 최고경영자는 니혼게이자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양사가 매년 100명 규모의 기술 인력을 교류하겠다”며 “히로시마와 아키타에 있는 엘피다 공장의 역할을 구분하겠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공장은 첨단 메모리 생산기지로 만들고 아키타 공장은 양사의 후공정을 전담하는 거점으로 삼는다는 청사진이다.

엘피다 사명도 3월 말에 `마이크론재팬메모리`로 바꾼다. 한편 마이크론은 기억소자를 몇 겹으로 쌓아서 용량을 비약적으로 늘린 3차원 낸드 메모리를 연내 양산할 예정이다.


D램 세계 시장 점유율(2013년 3분기 기준)

3년 만에 투자 재개한 엘피다…마이크론, 한국세 따라잡기 시동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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