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ICT 적토마에 달릴 곳을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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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에 명장 관우의 말로 등장하는 적토마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속도와 힘을 가졌다. 관우의 승승장구에는 적토마라는 빠른 발이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러나 명마 적토마가 달릴 수 있는 광야가 없었다면 평범한 일반 말과 다른 점이 없었을 것이다.

우리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기술은 적토마처럼 세계를 연결하고 달릴 수 있는 능력과 가능성을 지녔다. 이런 기업이 ICT 적토마로 성장해 세계 ICT 전장에서 대한민국 창조경제 성장에 한 몫 할 것인가는 사전에 이들 기업에 충분히 달릴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달렸다.

대한민국 ICT 적토마에게 달릴 곳을 마련해 주는데 `지역` 역할이 매우 크다. 지역은 개성과 다양성의 보고다. 창조경제의 꽃은 개성과 다양성의 밑거름 위에 피어난다. 그리고 지역 ICT 진흥기관은 전국에 있는 ICT 적토마의 가능성을 지닌 기업을 찾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유리하다.

그러나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 통계를 보면 서울과 지역 간 심한 양극화 현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011년말 기준 전체 29조5000억원에 이르는 소프트웨어(SW) 관련 생산액 가운데 서울이 23조원을 차지했다. 기업체 수도 전체 7634개 가운데 4187개가 서울에 몰렸다. 상시 종사자 역시 14만1000명 가운데 10만8000명이 서울에 집중됐다.

인터넷 등 가상공간의 다양한 정보와 지식은-역설적으로 `네트워크화`된 사회에서 다양성의 상실은-자칫 획일화로 연결되고 창조경제 핵심인 창의성과 다양성을 발현할 곳이 없어질 수 있다. 여기에 지역이 기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서울-지역 간 협력, 대기업-중소기업 간 협력과 더불어 `네트워크로 연결된 개인`의 집단지성과 연결된 지식이 단순 지식을 창조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지역의 다양성이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 지역의 고유성과 장소성, 그리고 개방성을 확대할 수 있는 지역적 수직적 연계와 산업적 수평적 연계 등의 창조경제 생태계 육성정책이 필요하다. 지역에서도 중앙정부의 `큰 정책`에만 기대기보다 지역의 `작은 정책`을 변화 확대해야 한다. 더불어 중앙정부의 지방정부 지원확대와 자율성 부여도 동반돼야 한다.

지역진흥기관은 적토마를 발굴하고 길러 세계 전장에 내놓을 수 있다. 대한민국 곳곳에 숨어있는 기업을 찾아내는 전문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각 지역별로 특색 있는 지원방법과 다양한 활동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기업이 창조적 적토마로 성장하는데 효과적인 지원을 펼칠 수 있다. 18개 지역진흥기관의 다양성이야 말로 창조경제의 핵심 경쟁력이다. 동일한 방식과 동일한 공간에서 자라난 기업은 환경 변화에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 지역의 다양한 기업에 다양한 환경을 제공하면 세계 어떤 환경의 ICT 전장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우수한 ICT 적토마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지역은 기업이 세계 전장에서 적토마로 내달릴 수 있도록 성장을 지원하고 돕는 곳이자 대한민국 창조경제 발전의 플랫폼이다. 특히 지역 SW산업발전협의회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역의 다양성과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기업의 활동공간을 넓히기 위해 지역 간 협력 및 산업 간 협력 노력을 다할 것이다. 창조경제 달성을 위해 최전선에서 뛸 주인공은 기업이다. 이들이 능력을 발휘할 공간을 마련하는데 지역과 중앙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지역기업이 지역고유의 유·무형 자산을 활용해 새롭게 시도하는 사업에 전략적 지원을 펼치고, 지역진흥기관의 창조적 시도를 개방적 시각으로 지지해 줄 필요가 있다. 또 지역 차원의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의 집단지성을 활용할 수 있는 창조적 생태계 조성에 주목해야 한다. 대한민국 창조경제 달성의 주인공인 ICT 적토마에 달릴 곳을 허(許)하자.

김인환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장·지역SW산업발전협의회장 inhwan33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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