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빠르게, 존폐는 성과가 결정한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이 소규모 개발 체제를 강화하고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한 책임 운영에 힘을 쏟고 나섰다. “히트작이 없으면 생존도 없다”는 위기의식을 구성원 개개인에 심어줘 회사 전반적으로 인기 게임을 꾸준히 낼 수 있는 환경을 갖추기 위해서다. 회사 전체가 아닌 소규모 팀 단위로 각자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한 셈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기존 운영 중인 프로듀서 중심의 스튜디오 체계를 강화하고 내부 검수를 거쳐 신작을 출시하는 철저한 히트작 양산 체제를 확대했다.
위메이드는 프로듀서 중심으로 모바일게임 개발팀을 운영하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 개발 자회사들이 좋은 성적을 냈지만 본사는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했다. 올해는 3년간 개발해온 야심작 `아크스피어`를 비롯해 분기별로 주력작을 출시하며 개발 명가 입지를 확고히 다질 방침이다.
박관호 의장과 김남철 대표도 직접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챙기는 데 바쁜 모습이다. 1분기 주력작인 아크스피어 이후 대표작으로 내세울만한 프로젝트는 직접 점검하고 있다. `천룡기` `로스트사가`의 중국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는 만큼 온라인과 모바일에 걸친 개발 역량을 검증받는 중요한 시기로 판단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물적 분할로 3개 게임 개발·운영사를 설립해 약 800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에 속도감과 위기감을 불어넣는다. NHN스튜디오629, NHN픽셀큐브, NHN블랙픽 등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을 맡는 신설 법인들을 내달 설립한다. 성과 보상 체계를 확대해 경쟁력과 개발력을 높이고 각 법인별로 책임 경영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선택에는 웹보드 게임 매출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인식이 직접 작용했다. 전체 매출 외형이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모바일 게임 등 새로운 영역에서 이를 보전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CJ E&M 넷마블은 지난해 비상경영 체제로 모바일 게임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데 이어 올해도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몬스터길들이기` `모두의마블` 등 다수의 히트작을 내놓는 데 성공했지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인기 작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개발 자회사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독려하고 있다.
히트작을 낸 개발사와 그렇지 못한 개발사 간 성과 보상을 철저히 구분 짓는 분위기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보다 더 상황이 어려워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거대 기업들이 작은 조직, 철저한 성과보상, 끊임없는 긴장감으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규모 스타트업의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는 대기업들의 고육지책”이라며 “기존 온라인게임 시장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 맞게 적응해가는 성장통의 과정으로 보면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