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슈퍼컴 `왓슨`은 왜 실업자일까

스스로 생각하고 반응하는 인지컴퓨팅 능력을 갖춘 슈퍼컴 왓슨이 언제쯤 밥값을 할까.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IBM이 야심차게 개발한 왓슨이 이렇다 할 실적을 올리지 못해 고심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IBM은 최근 신규 사업부 `IBM 왓슨 그룹`을 신설해 사업 발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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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은 2011년 젠 제닝스, 브레드 루터와 제퍼디쇼에서 퀴즈 대결을 벌여 우승했다.

IBM은 왓슨이 외부로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투자 대비 효과는 미비하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는 “왓슨이 10년 안에 100억달러(약 10조 5000억원) 매출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왓슨이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은 1억달러(약 1056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왜 똑똑한 왓슨이 제 일을 찾지 못하는 것일까.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왓슨을 특정 산업 서비스에 맞춰 훈련하는 게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 분석했다. 왓슨 같은 인공지능 슈퍼컴이 필요하지 않는 산업도 많다. 각 산업에 적합한 서비스를 위해 별도로 학습을 시켜야 하는데 이 때 비용이 너무 높아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진다.

IBM은 왓슨으로 헬스케어와 재무 시장을 겨냥했다. 헬스케어 기업 웰포인트와 계약을 맺었고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를 고객으로 맞았다.

비엔나 의과대학 클라우스 피터 아드라시니그 컴퓨터 과학자는 “왓슨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좋은 검색 엔진이지만 왓슨이 의학서적이나 사례연구에서 학습한 지식은 매우 평범하고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이런 정도로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질병을 진단하는 의사를 대체하기 힘들다. 그는 “왓슨이 실제 의료 시장에서 이용되려면 의사의 임상 평가를 보조하는 기능을 넣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렴한 경쟁자 등장도 왓슨 비즈니스를 가로막는다. 왓슨은 펍메드(PubMed) 데이터베이스와 구글이 만든 제품과 틈새시장에서 경쟁한다. 두 제품은 왓슨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질문에 답을 주는 기능은 거의 같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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