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지난 10일 온라인 스토어에서 `레드 프라이데이`를 진행했다. 통상 할인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 애플이 1년 중 단 하루 10% 내외 할인율을 제공하는 행사다.
행사에서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아이팟 등 주력 제품군과 함께 비츠바이닥터드레 스피커, 마이클코어스 손지갑 등 액세서리 협력사 상품이 판매됐다. 문제는 애플이 자사 제품을 제외한 모든 협력사 제품에 사후 서비스(AS)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협력사 상품 소개 페이지에는 `애플의 제한적 보증은 애플 제품과 함께 포장되고 판매되더라도 애플 브랜드 이름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기술 지원 및 고객 서비스는 제조업체에 직접 문의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하지만 어디에도 전화번호, 이메일 등 소비자가 제조사와 직접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 안내돼 있지 않다.
애플 고객센터에 애플과 다른 브랜드 제품으로 AS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다. 환불·교환은 가능하지만 AS는 제조사에 문의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S가 걱정되면 월드 워런티 혜택을 제공하는 애플 상품을 추천한다는 친절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포털에서 제조사 고객센터 연락처를 검색해 전화했다.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한 상품은 미국에서 들여오는 물량이기 때문에 국내 지사는 AS 책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애플이 일개 병행수입 업체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소비자는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AS 혜택을 애플의 미흡한 대응 탓에 스스로 포기해야 한다. 언어장벽, 소요기간, 배송비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AS 책임을 제조사에 떠넘기고 있는 사이 모든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애플은 AS가 지닌 뜻이 `애플 서비스(Apple Service)가 아닌 고객을 위한 `사후서비스(After Service)`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자산업부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