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고도화에 지난해보다 25.6% 증가한 593억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올해 산업부 총 세출예산이 전년도 보다 7% 줄어든 가운데 늘어났다. 뿌리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뿌리산업의 첨단·고도화 없이는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 기기 등 주력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인식이 전변에 확산한 덕분이다.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공정기술로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열처리·표면처리 기술 등이 핵심이다. 과거에는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산업규모가 작아 대표적인 3D업종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그러나 오랜 전통과 기술력을 갖춘 뿌리산업 장인 기술과 제조업이 융합해 세계적인 명품을 탄생시켰다. 명품 반열에 오른 스위스 롤렉스시계나 독일 헹켈 칼, 이탈리아 콜나고 자전거, 영국 파커 만년필 등이 좋은 예다.
주조기술은 최첨단 엔진 개발을 가능하게 했고 소성가공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출용 원전 핵반응기를, 용접은 크루즈선 동체 결합을 가능하게 했다. 이 외에도 뿌리산업은 로봇·항공기·반도체·TV 외장 케이스 등 첨단 제품을 생산하는 데 빠져서는 안 될 핵심 분야가 됐다. 뿌리산업은 과거 청동기시대 무기류·장신구 제작을 위한 주조에서 시작해 소성가공·열처리·표면처리·용접·금형 기술이 더해지면서 제조업 발전과 함께 산업의 양분 역할을 했다.
산업부의 뿌리산업 지원 계획에 포함된 `뿌리산업 특화단지 지원 사업`과 `뿌리산업 전문인력양성사업` `지역별 뿌리기술지원센터 구축 사업`등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뿌리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마침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한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뿌리기업의 범위를 기존 중소기업에서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하고 산업범위를 뿌리기술에 제공하는 장비제조업종까지 넓히는 내용이 포함됐다. 뿌리산업을 첨단·고도화하면 제조업 경쟁력이 상승한다. 뿐만 아니라 국제 환경규제를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효과와 3D업종이라는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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