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의 빠른 추격은 이번 CES에서도 두드러졌다. 중국 기업은 신제품과 전략 발표에서 가격 경쟁력은 유지하면서 기술 격차를 점점 좁혀오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마트폰 시장 글로벌 3위를 노리는 화웨이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목표를 8000만대로 제시했다. 글로벌 3위를 놓고 경쟁하는 LG전자는 물론이고 ZTE 등 자국 기업, 일본의 소니까지 모두 제치겠다는 포부다.
화웨이는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올해 전략과 새 스마트폰 `어센드 메이트2 4G`를 공개했다.
콜린 자일스 화웨이 소비자사업그룹 부사장은 4G 롱텀에벌루션(LTE) 시장을 핵심으로 꼽으며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최소 8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에 오른 기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는 △브랜드 파워 향상 △디자인 투자 확대 △전 제품 혁신을 꼽았다. 특히 주문자 상표를 붙여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지난 2012년 80%였던 자사 브랜드 스마트폰은 지난해 95%까지 상승했다.
화웨이는 이날 북미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스마트폰 어센드 메이트2 4G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LTE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4050㎃h에 이르는 대용량 배터리 탑재가 특징이다. 전력절감 기술을 적용해 동급 스마트폰에 비해 30% 이상 배터리 소모도 줄였다. 화웨이는 어센드 메이트2는 1회 충전으로 6편의 영화를 다운로드해 보거나, 최대 100시간 동안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휴대폰이나 IT기기와 연결해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프트웨어·콘텐츠로 무장한 중국 하이센스(Hisense)는 `잠데오(JAMDEO)` 기술을 갖춘 신모델 시리즈를 선보인다.
잠데오로 TV와 태블릿PC·스마트폰 등 여러 기기를 호환할 수 있게 하고, 복잡한 설정 없이도 안드로이드기기와 동영상 공유를 가능하게 한다. 잠데오와 더불어 넷플릭스, 아마존, 부두, 유튜브와도 제휴해 콘텐츠를 늘렸다. 잠데오는 하이센스가 플렉트로닉스와 2012년 1월 세운 소프트웨어 합작사로 안드로이드기기 플랫폼을 만든다.
하이센스가 CES에서 공개하는 새 모델이 `비드마인드(Vidmind)` 기능을 갖췄다는 점도 특징이다. 콘텐츠 소유자가 클라우드 기반 콘텐츠 전송 서비스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일반 콘텐츠기업이 디지털콘텐츠 전송 인프라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도 온라인TV사업자가 되는 길을 열어 준 것이라 분석됐다.
또 하이센스와 TCL은 미국 셋톱박스기업 로쿠(Roku)와 손잡고 HDTV `로쿠 TV`를 올 하반기에 내놓는다고 CES에서 발표했다. 로쿠와 스마트TV 인터페이스 및 채널 시스템을 만든다. 넷플릭스와 훌루 등 각종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미니 셋톱박스 `로쿠3`와 유사한 인터페이스의 로쿠TV는 32~55인치대로 선보여질 전망이다.
CES에서 하이센스와 TCL은 와이파이 기능을 갖춘 로쿠 기반의 6종 스마트TV를 공개한다.
권건호·유효정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