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은 세계의 `공장`임과 동시에 세계의 `지갑`이다. 엄청난 내수 시장 규모는 중국 현지 업체들을 키우는 원동력이 됐다. 과거 중국이 외자 유치를 통해 제조업 역량을 단련시켜왔다면, 이제는 성장 궤도에 오른 현지 업체들이 새로운 지역을 개발하는 데 전위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특히 TCL·레노버·BOE 등 전자·IT기업의 급부상에 전세계가 놀라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중국 TV 내수 시장 규모는 26억달러로,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북미 시장(23억달러)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TV 업체인 TCL은 이미 2012년 4분기 기준으로 세계 4위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자동차 산업도 내수의 힘을 받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연평균 24% 이상 고속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떠올랐다.
시장은 곧 제조업을 낳았다. 중국은 지난 2012년 한 해 자동차 생산량 1927만1800대, 판매량 1930만6400대를 각각 기록하면서 생산과 판매에서 모두 세계 1위에 올랐다. 물론 아직까지 중국 승용차 시장은 외국 업체들이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지만 상업용 자동차 시장을 중심으로 로컬 브랜드가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각종 정부 지원의 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현지 업체들의 성장은 서부 내륙 개발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을 오르도스에 지었으며, 다음 프로젝트를 충칭에서 시작했다. 지난해 7월 BOE는 충칭 고신개발구에 328억위안을 투자해 LCD 공장을 지으면서 협력사들의 입주를 유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 공장이 완공되면 약 96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000억위안 규모의 전후방 산업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안에는 화웨이 등 중국 최고 전자기업들이 R&D 센터를 지으며 고급 인력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