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靑馬)의 해다. 우리는 새롭게 도약할 대한민국을 꿈꾸지만 당장 7년째 1인당 국민소득(GNI)은 2만달러에 머물러 있다. 2014년은 제자리걸음치는 말의 해일까. 울타리 너머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을까. 갈림길에 서 있는 대한민국의 방향타를 잡기 위해 필수요소가 기술·아이디어·지식재산과 같은 창의자본이다. 전자신문은 지식재산포럼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 창의자본` 코너를 시작한다. 매주 다양한 전문가 식견을 담아 `도약하는 대한민국` 방법론을 전한다.
어느 시대, 어떤 나라, 어느 사회에나 사회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사회 갈등이야말로 우리 인간 생활의 진면모를 보여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사회 갈등은 그 정도가 심각하다. 자신의 실업을 잘못된 사회에 있다고 원망하면서 무고한 사람을 죽인다든지, 자기 자식의 불량한 학습 태도를 벌한 교사 조치에 학부모가 학생 면전에서 교사에게 폭행으로 맞서는 정도에 까지 이르렀다.
법원 행정처가 발표한 2012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소송 건수는 약 632만건이다. 일본 380만건보다 많으며 인구 대비 소송 건수가 무려 일본의 네 배다. 우리나라 국민 개인당 소득이 지난해 2만4000달러가 됐다. 아무리 국민 개인소득이 높아져도 사회갈등이 지금보다 더욱 증가한다면 국민행복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게 될 것이다.
더구나 2012년도 가계, 상장기업, 공기업과 정부의 총부채가 3295조8000억원으로 연간 국민 총생산고 1270조원의 2.6배 수준인 실정이다. 일자리 창출과 복지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부득이 경제성장, 예산 절약과 갈등해소 정책을 동시에 추진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경제성장과 예산 절약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사회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까. 모든 사회 갈등은 건전한 회의 문화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토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결국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방법 외에 마땅한 방법은 없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은 자신의 주장은 언제나 정당하고 반대편의 주장은 무조건 부당하다는 패거리의식만 가진 듯하다. 합리적인 토의나 타협안을 마련해 다수결로 결정할 의지나 지혜가 없다.
2012년 10월 세계 지식재산(IP) 분야 최고전문가들이 서울에서 모여 `서울 지식재산선언문`을 토의·채택했다. 선언문에 명시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위해 IP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복지의 뿌리를 심는 데 기여한다`는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가 우리 국민의 지혜와 두뇌 자산을 활용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입법운동을 벌인 결과, 2011년 7월 20일부터 지식재산기본법이 시행됐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도 IP 중요성을 감안해 창조경제를 국정철학의 기본으로 채택했다. 지식재산기본법에 따른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잘 활용해 1960년대의 수출 진흥 확대회의처럼 IP 진흥정책을 추진하면 경제성장과 예산 절약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사회 갈등을 획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나는 `국민제안제도`를 제안한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단편적인 아이디어 모집이나 정책 제안을 유도한 적이 있으나, 국민을 대상으로 거국적으로 획기적인 정책 건의 캠페인을 벌인 적이 없었다. 현직에서 은퇴한 고령의 노인, 고학력의 주부, 군인, 학생, 직장인 등 국민을 대상으로 정부예산으로 거액의 포상금을 걸고 각 분야의 우수한 정책 건의를 유도해 공정한 심사를 한다면 기상천외의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
정부나 국회의원이 일방적으로 어떤 정책을 내놓고 추진할 것이 아니라, 반대로 국민에게서 합리적이고 건전한 정책 건의가 나오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예를 들면 공기업의 경영 정상화, 에너지 절약, 물 부족 대책, 국가예산의 절약, 국가와 공기업 부채의 감소, 과학입국 등 국가적인 이슈가 얼마든지 있다.
우수한 제안이 채택되면 일시금이 아닌 장기간에 걸친 연금 형식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면 좋을 것이다. 이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가칭 `국민제안법`을 제정해야 한다.
모든 국민에게 큰 혜택이 돌아가는 이 제도가 만약 시행된다면 나는 무조건 옳고 상대방은 무조건 나쁘다는 비합리적인 성토 분위기가 전환되리라 믿는다.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정책 연구에 정진하도록 사회 환경을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 예산을 절약하고 능률을 높이며 사회갈등 또한 동시에 해소하는 일거삼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올해에는 이런 시도가 꼭 이루어져 지혜롭게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첫해가 되기를 간절히 고대해본다.
김명신 지식재산포럼 회장 mskim@mspa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