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해 첫 거래일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형주들이 급락하면서 코스피가 폭락했다. 2일 코스피는 작년 폐장일 종가보다 44.15포인트(2.20%) 내린 1967.19, 코스닥은 3.71포인트(0.74%) 내린 496.28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4.59%(6만3000원) 하락한 130만9000원, 현대자동차는 5.07%(1만2000원)하락한 22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가 동반 `팔자`에 나서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개장하자마자 외국인이 선물과 현물을 동시에 내다 팔기 시작하자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와 연기금까지 가세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외국인은 3492억원, 기관은 1305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주식 매도를 자극한 원인은 원화가치 상승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 수출주의 실적 악화 우려감이 확산하고 있는 점이 꼽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스마트폰 성장이 정체에 접어들고 TV 수요가 부진하면서 9조원 중반대로 낮아졌다.
외국계 증권사인BNP파리바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8조7800억원으로 이전 전망치보다 2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9조3000억원, 올 1분기는 9조7000억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키움증권과 LIG투자증권 등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원화강세, 엔화약세 우려가 두드러졌고 이런 요인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 수출주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환율 부담이 삼성전자 등 실적 부담으로 커져가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외국인 등 투자자가 올해 장세를 비관적으로 본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면서 좀 더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당분간 환율 악재로 인한 실적 부진 여파로 삼성전자의 약세는 불가피하지만 투자자의 매도국면이 진정세로 접어들면 주식시장이 전반적인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