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게임·콘텐츠업계, `정중동` 속 칼 벼른다

`정중동(靜中動)`

새해를 맞은 인터넷·게임·콘텐츠업계의 공통된 분위기다. 차분한 가운데 치열한 글로벌 경쟁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인터넷업계는 유난히 조용한 신년을 맞았다. 지난해 포털 규제 논란과 구조조정 등 성장통을 거친 인터넷업계는 새해 전면적인 글로벌 경쟁을 앞두고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네이버는 작년 한해 정부와 정치권의 포털 규제 시도에 대응하면서도 라인 가입자 3억명을 돌파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는 유럽과 남미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역시 올해 모바일과 글로벌 시장 입지 강화가 화두다. 지난해 말 서울과 제주 사옥을 잇는 송년회로 직원 마음을 모은 다음은 특별한 신년 행사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플랫폼에 기반한 새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해외시장 확대를 올해 화두로 잡았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작년 모바일 플랫폼으로 저력을 확인했다”며 “올해도 카카오 소셜그래프와 트래픽 기반 서비스로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대대적 사업·인력 조정을 단행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새해를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필사즉생`의 파괴적 변화와 혁신을 연초부터 이어간다.

게임업계 역시 조용하게 새해 첫 업무를 시작했다. CJ E&M 넷마블은 오전에 CJ그룹 전체 시무식을 가진 뒤 오후에 부문별 시무식을 진행했다. 조영기 대표가 지난해 모바일게임 사업을 키운 노고를 격려하고 올해 글로벌 사업과 온라인게임 사업에서 성과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판교 신사옥으로 최근 이전을 마친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는 별도 시무식 없이 새로운 출발을 했다. 약 한 달간 사무실 이전 작업을 한데다 아직 신정 연휴를 즐기는 휴가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지난해 코엑스에서 대규모 시무식을 했지만 올해는 별도 행사 없이 새해 사업을 구상 중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구랍 24일 대표이사가 전체 이메일을 발송해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직원들의 심리적 위축을 보듬고 새해 새 마음으로 열심히 뛰자고 당부했다. 다이어리와 달력을 전 직원에게 나눠줬다.

엔씨소프트는 신정 연휴 휴가자들이 복귀하는 6일 시무식을 연다. 김택진 대표가 직접 새해 사업방향을 설명하고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지난해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라바` 제작사 투바앤의 시무식은 남달랐다.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 매출이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도록 만든 효자 `라바`를 시무식 직후 하늘높이 던지며 의욕을 다졌다. 새해에 더 승승장구하는 라바를 만들자는 결의였다. 김광용 대표는 “직원들에게 한해 고생했다는 고마움을 전했다”고 말했다.

오는 17일(현지시각) 북미를 시작으로 전 세계 연쇄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넛잡` 제작사 레드로버는 영어로 시무식을 열었다. 국내보다 북미 개봉을 먼저 앞두고 있어 `미국 대박`을 염원하는 뜻에서다. 김형곤 레드로버 회장이 `넛잡! 굿잡!`을 먼저 외쳤고, 직원들도 따라서 똑같이 소리쳤다. 미국에 나가 있는 하회진 대표는 모바일 메신저로 넛잡에 대한 미국 현지 반응을 전하며 의욕을 다졌다. 레드로버 관계자는 “직원들 모두 우리 콘텐츠가 세계로 나간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며 “올해 첫 업무는 하 대표가 보낸 미국 현지 반응을 보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