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만 관객을 넘어선 화제의 영화 `변호인`의 흥행 돌풍 뒤엔 시대 배경과 분위기를 좌우하는 `색의 마술사` 컬러리스트의 역할이 숨겨져 있다. 3000컷이나 되는 필름 원본의 색깔을 일일이 보정해 30년전 암울하고 척박한 시대를 현실로 옮겼다.
관객은 보안분실의 고문 장면이나 국밥집의 따스함, 법정의 날카로움을 모두 색깔로 먼저 느꼈다.
영화는 최종 촬영 뒤 컬러리스트 손을 거쳐 다시 만들어지다시피 했다. 실제 고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무거운 분위기가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실제 촬영만으로는 어두운 분위기를 촬영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영화 전반의 색을 바꾸는 컬러리스트의 역할이 그 어느 영화보다 중요했다.
영화의 중심 사건인 물고문 장면은 서늘한 느낌을 주기 위해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푸른색 위주의 화면으로 재탄생했다.

변호인 색보정을 담당한 김일광 컬러리스트는 “감독이 이 장면은 차갑게 가자고 제안하해서 따뜻한 느낌을 주는 붉은색이나 노란색이 들어가지 않고 푸른색만 들어가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고문을 주도하는 검사와 경찰이 나오는 신 역시 물고문 장면 못지않게 어두운 느낌을 줘야할 필요성이 컸다. 김일광 컬러리스트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들이 다 빠지고 푸른 톤으로 진하게 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촬영했던 장면에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노란색도 있지만 최종 영상은 푸르죽죽한 화면으로 채워졌다.
따뜻한 느낌으로 변신한 장면도 있다. 극중에서 돈만 밝히던 송우석 변호사(송강호 분)가 마음을 바꾸는 장면은 실제 촬영된 영상과 달리 노란빛과 붉은빛이 돈다.

이 처럼 배우의 대사보다도 영상의 색은 관객의 마음을 더 쉽게 움직이게 만드는 요소다. 이를 위해 김일광 컬러리스트는 변호인 영상의 약 3000컷을 손으로 일일이 다 수정했다.

김 컬러리스트는 “영화 한 컷 한 컷을 분위기에 맞게 색을 보정하고, 튀는 부분이 없도록 통일성도 줘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영화나 광고를 볼 때 색을 위주로 보는 직업병이 있지만 영화관에서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관객을 볼 때 정말 뿌듯하다”며 웃었다. 영화 색보정을 전문으로 하는 컬러리스트는 국내에 10명 정도가 일한다. 영화 전체 색보정 작업은 평균적으로 한 달 정도 걸린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