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노베이션 DNA]EMC 클라우드 혁신

비즈니스 규모가 커지면 IT담당자의 고민도 늘어난다. 관리해야 할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동시에 돌아가면 시스템 성능은 낮아지고 복잡성은 높아진다. 결국 효과적 비즈니스 지원이 어려워진다.

[글로벌 이노베이션 DNA]EMC 클라우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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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 클라우드 혁신 결과물 중 하나인 `v랩`은 별도의 물리적 시스템 없이도 수분 내에 고객이 원하는 컴퓨팅 환경을 구성해 데모를 체험할 수 있다. 미국 더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내 8000개 이상 가상머신(VM)을 이용한다. 사용자들이 V랩을 체험하고 있다.

EMC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됐다. 스토리지 업체 특성상 세계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EMC 사업 규모도 급속하게 성장했다. 2004년 82억달러였던 매출은 지난해 217억달러(약 23조원)로, 2만4000명이던 직원은 6만명으로 늘어났다. 1페타바이트(PB)였던 내부 데이터는 13배 커졌다.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관리 편의성과 비즈니스 지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EMC가 선택한 방법은 `클라우드 혁신`이다. 80여개국에 분산된 약 6만명의 직원에게 5개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신속하게 IT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주목적이다.

2004년 시작해 지금도 추진 중인 1~3단계 클라우드 혁신 프로젝트로 EMC는 운영비용 6600만달러(약 700억원)와 설비투자비용 1억5700만달러(약 1700억원)를 절감했다. 업무 생산성은 88% 향상됐다. 가상화 기술을 폭넓게 도입해 애플리케이션 구성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하루로 대폭 단축했다.

◇가상화로 클라우드 혁신 토대 마련=클라우드 컴퓨팅은 중앙 서버에 컴퓨팅 자원을 모아 두고 각종 단말기로 웹에 접속해 자원을 활용하는 기술이다. 본인 PC나 내부 서버에는 컴퓨팅 자원을 두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할당받아 쓴다. 클라우드 오피스 서비스인 구글 독스가 대표적이다.

원활한 자원 할당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본이 되는 기술이 바로 가상화다. 가상화는 컴퓨팅 자원을 여러 애플리케이션이나 운용체계(OS)에 논리적으로 분배해 유휴 자원을 줄이는 기술이다. 예를 들면 서버 1대의 CPU와 메모리 자원을 쪼개고 분배해 동시에 여러 애플리케이션과 OS를 가동할 수 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된 EMC 클라우드 혁신 1단계의 핵심도 가상화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토대를 다지기 위해서다. 서버와 스토리지의 낮은 CPU 활용도를 높이고 데이터센터의 공간 부족과 에너지 낭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목적이다.

가상화 기술 기반 서버 통합이 중점적으로 진행됐다. 세계 5곳 데이터센터 서버 중 1250대를 250대로 통합했다. 서버 1대에서 기존 서버 5대의 업무가 돌아가게 됐다. 데이터센터 공간 요구사항을 60%나 줄였고 전원과 냉각비용은 70% 절감했다. EMC는 1단계 프로젝트에서 전체 인프라의 35%를 가상화했다. 1단계에서 절감한 비용만 8600만달러(약 910억원)다. 가상화 기반 통합 과정에서 IT 자원 효율성이 높아졌고 사용자는 유연하고 편리하게 자원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내부 직원이 클라우드 기반 혁신 기술을 경험한 것이 1단계 프로젝트의 가장 큰 소득이다.

◇`서비스로서 IT` 구현=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간 진행한 2단계 프로젝트에서는 전체 인프라의 70%를 가상화하면서 동시에 주요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도 시작했다.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란 일반 컴퓨팅 환경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을 가상화 기술이 사용된 가상 환경에서도 무리없이 가동되도록 전환하는 일이다. 클라우드 환경 조성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인사, 재무를 비롯한 핵심 업무 애플리케이션 가상화가 진행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EMC는 2011년 3단계 프로젝트에서 내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조성을 시작했다. 대부분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이 가상화됐기 때문에 비즈니스 요구에 따라 쉽고 빠르게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든 IT 관리자의 목표인 `서비스로서 IT`를 향한 행보가 시작됐다.

내부 클라우드 환경이 구축되면서 여러 가지가 달라졌다. 영업 조직이 요구한 시스템을 개발할 때 과거엔 최소 한 달에서 많게는 다섯 달이 걸렸다. 하드웨어를 도입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설치한 후 테스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하루 만에 모든 작업이 가능하다. 새로 물리적 자원을 도입할 필요 없이 클라우드 내에 가상 컴퓨팅 시스템을 구성해 제공하면 된다.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다양한 IT서비스 자동화 기술은 비즈니스 기민성과 운영 효율성을 한 차원 높였다. 절감된 시간과 비용은 다른 애플이케이션을 개발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투자할 수 있게 됐다.

◇현업에 사용내역 과금하는 모델로 진화=현재 EMC는 현업 부서가 업무 목적에 맞춰 다양한 IT서비스를 사용하고, 사용한 내역을 `확인(ShowBack)`해 과금을 `부여(ChargeBack)`하는 운영 모델의 정착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사용하는 서비스별로 비용을 책정해 현업 부서의 투명한 예산 사용과 효과적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서다.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기준 EMC는 IT자원 사용 내역의 89%까지 정확히 과금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EMC IT조직은 단순한 지원 조직이 아니라 비즈니스가 요구하는 IT서비스를 계획하고 적재적소에 제공하는 핵심 서비스 조직으로 진화했다.

EMC 측은 새로운 기술 도입을 위한 역량과 경험을 가진 인력을 양성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전했다. 임직원 60% 이상이 두 가지 이상 전문 기술을 갖췄지만 다양한 영역에 걸친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직원은 20% 에 불과했다. EMC는 우선 클라우드가 기업과 IT전문가 모두에게 커다란 기회의 문을 여는 변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새로운 시설에 다른 부서 직원을 함께 배치하고 협업을 장려해 역량 다변화를 꾀했다.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클라우드 아키텍트` 같은 새로운 직무 교육과 인증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EMC는 “지난 9년간 임직원 수가 2배 이상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것은 클라우드 혁신의 효과”라며 “가상화와 자동화로 절감한 비용을 신규 비즈니스에 투자하게 된 것도 주요 성과 중 하나”라고 전했다.

EMC 기업 개요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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