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시장 판도 변화···중국·독일 뜨고 일본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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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해외직구 시장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포털이 제공하는 자동 번역 서비스로 언어 장벽이 낮아지고 해외배송 대행 서비스 업체가 현지에 물류 거점을 구축하면서 중국·독일 등 신흥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몰테일(대표 김기록)이 올해 기록한 중국 배송 대행 건수는 6만여건으로 조사됐다. 1만1000건으로 집계된 지난해보다 무려 6배가량 성장한 수치다. 네이버, 구글 등 포털이 제공하는 외국어 번역 기능을 활용해 타오바오, 아마존 차이나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허재영 몰테일 상하이지사장은 “포털 번역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간편하게 얻을 수 있게 됐다”며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일본 보다 상품 가격이 저렴한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몰테일이 지난 8월 배송 대행 서비스를 개시한 독일은 이달까지 약 1만건에 달하는 배송 건수를 기록했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불과 4개월만에 지난해 중국 배송대행건수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한 셈이다. 지멘스·밀루파 등 독일 현지 업체는 물론이고 네슬레 등 유럽 업체 상품을 국내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이점이 소비자를 끌어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해 배송 건수 83만7000건으로 집계된 미국은 올해 약 110만건 규모로 소폭 확대하는데 그쳤다. 가장 많은 배송건수를 기록한 품목은 의류로 전체 배송 건수 가운데 61.2%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제조 대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판매하는 수출용 대형 TV, 국내 미출시 태블릿PC 등도 인기를 끌었다.

피규어 등 취미용품을 중심으로 지난해 배송 건수 2만건을 기록한 일본은 올해 4만1000건으로 조사되며 중국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상품 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몰테일 측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촉발한 방사능 공포 탓에 소비자가 일본산 상품 구매를 꺼리면서 다른 국가보다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일본 등 몇몇 국가에 집중됐던 해외직구 시장에 중국·독일 등 여러 나라로 확대되고 있다”며 “해외배송 대행 업계는 서비스 제공 국가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신시장 선점 경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몰테일 국가 별 연 배송건수(단위 건)

자료:몰테일(독일은 2013년 8~12월 통계치)

해외직구 시장 판도 변화···중국·독일 뜨고 일본 주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