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형 LCD 증산이 브레이크 없이 질주한다. 2015년 하반기에 접어들면 생산량이 지금의 2.5배에 이른다. 가뜩이나 공급 과잉 현상을 겪는 세계 LCD 업계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우리나라 기업도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중국 BOE와 CSOT, CEC-판다가 새해부터 2015년 상반기에 걸쳐 대형 LCD 생산량을 크게 늘린다고 니혼게이자이가 보도했다.
2011년 6월 베이징에 8.5세대 공장을 세운 BOE는 새해 1분기에 허페이, 2015년 2분기 충칭에 같은 공장을 연다. 베이징 공장이 월 9만장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1년 6개월 후면 30만장에 육박한다. 8.5세대는 첨단 시설이다. 공장 하나 건설비가 4조원을 웃돈다. 왕둥성 BOE 회장은 11월 말 베이징에서 열린 강연회에 나와 “중국이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BOE의 적극적 투자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11년 8월 선전에서 8.5세대 대형 LCD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CSOT는 2015년까지 2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공장 하나 면적이 3만평에 이른다. 월 생산량은 1, 2 공장 모두 10만장 정도다. CSOT는 중국 가전 업계 선두그룹 중 하나인 TCL 자회사다. CEC-판다 역시 2015년 6월에 난징에 월 6만장 규모의 공장을 새로 만든다.
삼성이 올해 10월 쑤저우에 8.5세대 공장을 열었고, LG가 광저우에 2014년 하반기 같은 공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대만 AUO도 쿤산에 공장 건립을 모색한다. 현지 기업뿐 아니라 한국과 대만 업체를 합치면 2015년 중국에는 9개 이상의 8.5세대 대형 LCD 공장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 자료를 보면 2015년 4분기 8.5세대 대형 LCD 시장에서 중국이 38.6%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 45.7% 점유율이 예상되는 한국을 중국이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대만과 일본의 존재감은 한 자리 시장점유율을 보이면서 약해진다.
증산은 공급 과잉을 부채질한다. 대만 AUO가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3년 만에 흑자를 냈지만 새해 1분기 다시 적자 전락이 점쳐진다. 수요 이상의 대형 LCD가 공급되면서 단가 하락이 발생하고 수익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다.
중국 LCD 업계는 낙관적이다. LCD TV가 커지고 수요도 늘어나면서 패널 증산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CSOT 모기업 TCL의 리둥성 회장은 “8.5세대 대형 LCD 공장 하나가 새로 가동하면 패널 공급은 4% 가량 늘어나는데 그 정도는 TV로 흡수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공적 자금 지원이 더해진다. BOE는 공장 신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지난 7월 약 8조원의 증자를 결정했다. 증자에 참여한 주요 주주는 BOE 공장이 있는 베이징과 신축 예정지인 허페이, 충칭 지방정부가 세운 공기업이다.
증산을 멈추지 않는 중국 LCD 업계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