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감독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회원이더라도 자신이 만든 영화 창작곡을 갖고 영화 제작사와 직접 계약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작사·작곡가가 미래에 만들 곡에 대한 저작권까지 모두 신탁해야만 하는 음저협 저작권 신탁약관도 손질해야 처지에 놓였다.
서울고등법원 민사5부(부장판사 권택수)는 음저협이 CJ CGV를 상대로 제기한 7광구, 도가니, 퀵 등 36편의 영화음악에 대한 공연보상금 소송에서 음저협 측 주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음저협을 통하지 않고 영화감독과 영화 제작사간 이뤄진 창작 영화음악 계약이 유효하기 때문에 음저협이 영화음악에 대한 저작권(공연권)을 요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화 창작곡들은 저작권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음저협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저작권법 54조(권리변동 등의 등록·효력)에 따라 저작권의 양도는 등록해야만 효력을 갖는다고 판시했다. 또 “작사·작곡가가 현재 소유한 저작권과 미래에 만들 곡에 대한 저작권까지 갖는 음저협의 신탁계약 약관이 있지만 저작권법 54조에 따르면 저작재산권의 양도는 등록해야만 효력을 갖고 등록하지 않으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영화 창작곡은 상영을 전제로 영화 제작자의 위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제작자와 음악감독의 계약은 인정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음악감독들이 음저협에 모든 권리를 신탁했기 때문에 영화제작사가 음악감독간 계약은 무권리자와 체결한 것이라고 한 음저협의 주장이 근거 없다고 판결난 것이다.
법원은 “영화를 위해 새롭게 창작된 영화음악은 해당 영화에 사용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영화제작자의 위탁 및 보수 지급에 따라 새롭게 창작된 것”이라며 “그 본질적 특성에 비춰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어도 해당 영화에 창작곡을 이용하는 데 음악저작자(음악감독)의 허락은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음저협이 아닌 영화 제작사가 영화 창작곡에 대한 저작권을 양도받았다고 볼수 있다는 뜻이다. 판결문에는 “창작곡 저작자들로부터 저작권을 양도받거나 이용허락을 받은 영화제작자들은 양도에 대한 법률상 지위를 취득했다”고 판시됐다.
이에 대해 CJ CGV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은 아직 창작되지 않은 곡까지 모두 저작권을 갖는 잘못된 음저협의 신탁 약관에 제동을 걸었다”고 말했다. 음저협 관계자는 “3심까지 갈지는 좀 더 고민해 본 뒤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음저협은 지난해 4월 CJ CGV를 상대로 영화 음악에 대해 29억원 상당의 공연권 소송을 제기했으나 올해 5월 패소했으며, 다시 항소했으나 이번에도 기각됐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