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에 따른 엔화 하락이 수출주에 제동을 걸어 연말 연초 금융시장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주말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나섰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담담한 모습이다. 일부에서 우려했던 주가 급락이나 금리 급등도 나타나지 않았다. 증권 전문가는 양적완화 축소 자체보다 일본 경기 회복이 미미한 상황에서 테이퍼링 현실화는 엔저를 자극, 국내 금융시장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일본 엔화는 지난 1년새 미국 달러에 대해 18.8%나 절하됐다. 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지면서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04엔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 77엔과 비교해 무려 27엔이나 상승했다. 내년에는 달러·엔 환율이 110엔을 넘을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원화는 지난 1년새 달러에 대해 1.29% 절상됐다. 한국 수출제품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 증권업계는 엔화 약세 심화에 따른 원·엔 환율 하락세가 지속, 수출 경기 불안감이 점증될 것으로 예상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발표될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밑돌아 일본은행 통화완화 의지를 강화시킬 것으로 판단돼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반면 엔화 약세 유지에 따른 원·엔 환율 하락세는 유효한 만큼, 한국 수출 업체의 대일본 가격경쟁력 악화 우려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흐름은 일본과 경쟁 중인 수출주에 대한 시장 우려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의 연준의 경기 부양적 태도에 신뢰가 두터워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단, 테이퍼링 이후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흐름이 나타나 엔화 약세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 상승 탄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미국 테이퍼링 이슈와 더불어 일본의 추가 경기부양 정책이 논의되며 엔화 약세가 다시금 촉진되는 상황”이라며 “엔화 약세가 확산되다 보니 당장 실적 변화는 없지만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산업별로 센티먼트가 악화되는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