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년 대형 포털 중심 국내 인터넷 환경의 문제점과 모순을 둘러싼 논란이 최고조에 달했다. 국내 인터넷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 네이버에 대한 정치권과 정부, 여론의 공격과 압력이 집중됐고 벤처기업과 소상공인 등 `네이버 생태계` 속 `을`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때 보다 높았다.
네이버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네이버가 국내 검색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자체 블로그·카페·뉴스 서비스 등을 통해 인터넷을 접하는 창구는 물론 인터넷에서 접하는 콘텐츠까지 과점하면서 비판 여론이 지속적으로 일었다.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네이버 중심의 국내 인터넷 구조는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네이버가 검색 결과에서 자사 콘텐츠와 서비스를 우대해 외부 개발사와 창작자가 고사하고, 검색 광고 비용이 치솟아 중소 상공인들이 고통당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네이버가 스타트업 기업의 사업 아이디어를 도용해 벤처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난도 나왔다.
정치권과 정부, 여론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네이버·다음 등 포털 현장 조사를 전격 실시했다. 검색 지배력 남용과 협력사에 대한 부당 대우, 불공정 내부 거래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정치권에서는 `골목상권` 살리기를 명분으로 간담회가 수시로 열렸다. 검색 결과에서 정보와 광고의 구분 의무화, 검색 분야 지배적 사업자 지정을 위한 법적 근거 등을 담은 `네이버 규제법`도 잇따라 내놓았다.
네이버는 패션·부동산·맛집 정보 등 논란이 된 사업을 대거 접는가 하면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창업 및 창작 지원 펀드 등 각종 상생 정책을 약속하는 등 최대한 몸을 낮췄다. 검색 광고 결과에서 광고 부분엔 음영 처리를 하는 등 개선안도 실행했다.
인터넷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무리한 규제는 의도한 효과는 얻지 못 하고 국내 사용자와 기업 불편만 가중시킨다는 반론도 일었다. 기술 발전과 변화의 속도가 빠른 인터넷 업계에서 무리한 규제는 창조경제의 핵심인 혁신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겼다. 모바일 시대로의 전환을 반영하지 못한 유선 인터넷 중심의 접근 방식이란 점도 문제로 꼽혔다. 해외 기업에는 적용할 수 없는 역차별 규제라는 비판도 높았다.
공정위는 네이버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내놓는 자진시정안을 본 후 이를 받아들이게 되면 처벌을 면해 주는 `동의의결` 제도를 국내 최초로 수용했다. 산업계와 관련 이해당사자의 자율적 해결 노력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판단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맹공격을 당하면서도 해외에서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사용자 3억명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가도를 달렸다.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북미와 유럽 진출을 노리며,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첫 해외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 메신저 기반의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는 카카오 게임하기와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의 확장을 계속 추진했다. 해외 진출에서는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다양한 실험으로 모바일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고전을 거듭하던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 분사라는 극약 처방을 택했다. 네이트는 검색 부문을 다음에 맡기는 등 최대한 몸집을 가볍게 하며 벼랑끝 회생을 노린다.
표/2013년 발의된 주요 인터넷 포털 규제 법안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