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는 오직 웃음꺼리용? 아니다 우정, 사랑 등 철학적 가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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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옐로우` 라바 캐릭터를 처음 기획한 맹주공 투바앤 감독

사랑하는 이가 하루밖에 살지 못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 생각도 하기 싫겠지만 유한한 생에서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생명체인 이상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애벌레 두 마리가 벌이는 몸 개그로 유명한 슬랩스틱 코미디 애니메이션 `라바`에 이런 철학적 명제가 담겨 있다면 사람들을 잘 믿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이다. 라바가 움직이는 2분 남짓 시간에도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사랑이란 무엇인가란 고민이 담겼다.

많은 이들은 `라바`하면 애벌레들이 혀와 몸을 이용해 치고받으며 싸우는 모습만 떠올린다. 그러나 라바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웃음만이 아니다.

라바를 처음 기획한 맹주공 감독은 라바에는 사랑, 우정, 행복 등 인생에 관한 철학적 고민이 담겨있다고 털어놓았다. 많은 이들이 보고 울었다고 리플이 달려있는 `하루살이`편은 사랑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했다.

맹 감독은 “애벌레 `레드`는 하루살이를 만나 첫눈에 반하지만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경험한 뒤 이별이 두려워 자신에게 다가오는 다른 하루살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곧 레드는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 법이란 것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그는 유머러스한 애니메이션 안에 다양한 철학적 고민을 담으려고 노력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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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공 투바앤 감독

맹 감독은 이런 철학적 명제도 `재미`라는 기반 위에 담아야한다는 원칙을 공개했다. 라바 역시 코미디라는 대중적 요소 안에 철학적 고민을 담는 영리한 연출을 지속할 예정이다. 맹 감독은 “아무리 좋은 철학적 가치를 담은 예술영화지만 재미가 없어 대중이 외면한다면 의미가 없다”며 “라바를 대중에게 많이 알린 뒤 따뜻한 내용들을 녹여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좋아하는 라바는 유아용 애니메이션에 치중됐던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를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나아가 한국에서 인기를 몰아 국제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이쯤 되면 라바 캐릭터를 처음부터 기획한 그로서는 어깨가 으쓱할 법도 하다. 하지만 맹 감독은 “처음에 후보작에 올랐을 때 `아니 왜?`라는 말이 먼저 나왔다”며 “실감이 안 나지만 굳이 이유를 꼽자면 하수구를 배경으로 잡아서 무언가가 계속 떨어지는 설정에 대한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라바가 인기를 얻으면서 여러 제작사에서 유아용이 아닌 성인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어 뿌듯하다”며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이 나아져 많은 인재들이 외국으로 가지 않고 창작욕을 불태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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