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특허의 가치에 새롭게 눈을 떴다. 올해 창사 이래 가장 많은 특허를 받는다. 미국 기업 중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특허가 IT업계 혁신을 저해한다며 무용론을 제기해 왔는데 알고보니 암암리에 특허 취득에 열을 올렸다.
BGR과 MIT테크놀로지리뷰는 구글이 올해 처음 미국 특허 출원 순위 톱 10안에 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뒤를 이어 4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특허청(USPTO)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1800개 특허를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구글이 38개 특허를 등록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다. 구글은 2003년 한 해 달랑 4개 특허를 낸 적도 있는데 현재 5만1000개가 넘는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 됐다.
구글이 특허에 눈을 뜬 건 2011년 모토로라를 인수했을 때부터다. 당시 1만7000개 특허를 확보했고 이후 자체적인 출원도 크게 증가했다. 구글은 자율주행자동차와 대형 기구를 활용한 데이터 네트워크 등 애플처럼 가능한 모든 것을 특허 출원했다 하루 평균 출원이 10개에 달하며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공동 창업자가 독려할 정도다.
구글이 특허 획득에 열을 올린 이유는 모바일 운용체계(OS) 안드로이드를 보호하고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시장 80%를 차지한 OS로 성장했지만 삼성전자, HTC, 모토로라 등은 특허 소송의 집중 타깃이 됐다. 사실상 구글을 노린 특허전이다.
애플은 모든 것을 특허출원하기로 유명하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 특허 소송에서 1억 달러를 배상한 후 모든 기술을 특허출원하라고 지시했다. 애플은 이 특허로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과 세기의 특허전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오라클과 소송도 벌이고 있다. 4일부터 항소심리가 시작되는데 마이크로소프트, EMC 등이 오라클을 지지하고 나섰다.
구글이 특허 모으기에 집중했지만 여전히 공식 입장은 특허 무용론이다. 구글은 공식적으로 스마트폰과 관련한 수많은 특허가 소비자 구매 비용을 높인다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수석 변호사는 “스마트폰에 25만개 특허가 쓰이는데 모두 효용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