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발탁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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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인사제도 가운데 발탁인사제도란 게 있다. 미국의 잭웰치식 인사기법에서 유래됐다고 하는 발탁인사는 자질과 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인물을 나이와 경력에 관계없이 승진시키거나 보직을 맡기는 제도다. 조직의 정체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지만 정치적 요인이나 정실주의가 작동해 악용될 소지가 있기도 하다.

바야흐로 인사시즌이다. 기업들이 연말 인사를 통해 인재를 선택하고 미래 대비에 착수했다. 기업 경영에는 대외 환경도 중요하고 자신의 업황도 주요 변수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 돌파구를 찾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이 때문에 인사를 만사라 한다. `재계 별들의 이동`으로 불리는 대기업 인사는 연말까지 집중된다.

인사의 기본은 신상필벌이다. 좋은 성적을 낸 사람을 우대하고 미흡했던 분야에는 새로운 인재를 넣어 변화를 꾀한다. 여러 사람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인사가 무난하다.

그런데 예상을 깨는 깜짝 인사가 자주 발생한다. 이른바 발탁인사다. 숨어있던 인재가 전면에 나오기도 하고 무난하다는 평을 듣던 사람의 경질도 벌어진다. 발탁인사를 통해 조직에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인사권자의 의중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번주 LG전자는 HE사업본부장을 교체했다. `3D 전도사`로 불렸던 권희원 사장을 LG디스플레이와 그룹에서 일해온 하현회 사장으로 바꿨다. 하마평이 많지 않던 인물이다. 현대차는 `럭비공 인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변화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인사 때문에 조직 충성도를 높일 수 있고, 한번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기회를 얻기도 한다.

다음주에는 재계 1위인 삼성 인사가 예고돼 있다. 사업구조 개편에다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인사시즌에 어떤 인재가 결정권자의 뜻을 품고 새로 부각될 것인지, 또 새로 발탁된 사람이 갖는 경영상 의미는 무엇인지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

전자산업부 차장·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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