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인들의 눈물을 담은 영화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가 개봉했다. 고향을 떠나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일하던 세실 게인즈(포레스트 휘태커)는 손님을 응대하던 성실하고 진실된 모습이 백악관 관료의 눈에 띄어 꿈에도 생각지 못한 백악관에 들어가게 된다.
1952년부터 1986년까지 무려 34년간 역사의 흐름 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8명의 대통령을 수행한 세실 게인즈. 흑인 꼬마에서 최고의 버틀러가 된 그를 통해 지금껏 아무도 몰랐던 백악관 사람들의 감동 실화가 펼쳐진다.
이 영화의 모든 내용이 사실은 아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흑인 후보인 오바마에게 투표하겠다는 94세의 유진 앨런을 흑인 기자 윌 헤이굿(59)이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이 영화는 기사로부터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 그가 백악관의 버틀러로 일하면서 겪은 몇 가지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거의 픽션이다. 흑인들의 아픈 역사를 잘 그려낸 편이지만 아쉬운 점은 다소 교훈적으로 영화가 흘러간다는 것.
영화는 흑인 감독인 리 다니엘스가 메가폰을 잡았다. 미국에서 지난 8월 개봉해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미국인들의 마음은 잡았지만, 우리나라 관객의 마음도 훔칠 수 있을까.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