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 이어 농협·새마을금고·신협 등이 앞다퉈 알뜰폰(MVNO) 판매에 나서면서 유통망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MVNO 업계가 가입자 확보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망을 가진 이들 기관을 상대로 MVNO 사업자의 유통망 확보 경쟁도 불붙었다.
농협은 오는 12월 중순부터 중앙회 소속인 하나로마트 고양, 성남, 수원점에서 MVNO 상품 시범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 초 중앙회 소속의 22개 전 하나로마트로 판매를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계열사와 지역 농협 등 전국 농협 유통점에서 MVNO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신용협동조합은 지난 20일부터 전국 1700여개 지점에서 MVNO 판매 업무를 시작했다. 전국 각 지에 퍼져 있는 590만여명의 조합원이 판매 대상이다. 신협 관계자는 “내점한 조합원에게 MVNO를 소개하고 조합원이 원하는 요금제와 단말기를 선택하면 해당 서비스 가입 신청서를 대신 접수한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도 지난 18일부터 전국 200여개 지점에서 MVNO 상품 판매에 들어갔다.
지난 9월 말 전국 226개 우체국에서 판매를 시작해 현재 가입자 유치 실적 2만명을 넘긴 우체국에 이어 농협·신협과 새마을금고까지 판매에 나서면서, MVNO 시장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그동안 값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를 늘리지 못했던 원인으로 유통망 부족과 단말기 수급의 어려움이 꼽혔는데, 첫 번째 문제가 해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과 각 기관을 합쳐 알뜰폰을 판매하는 창구 수는 5000여곳이 곧 넘어서게 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올해 알뜰폰 가입자가 250만명을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망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사업자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가장 먼저 알뜰폰 판매 대행을 시작한 우체국은 아이즈비전·유니컴즈·에넥스텔레콤·에버그린모바일·스페이스네트·머천드코리아 등 6개 사업자를 선정해 판매를 시작했다.
우체국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상생 차원에서 대기업 알뜰폰 사업자의 참여를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신협은 CJ헬로비전·SK텔링크 등 대기업 사업자 두 곳만 참여시켰다. 신협 관계자는 “신협 알뜰폰 판매는 일반 소비자보다는 신협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입찰을 통해 조합원의 복지를 가장 증진시킬 수 있는 사업자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는 대기업인 SK텔링크와 온세텔레콤·스페이스네트·프리티 등 중소사업자 3곳을 선정해 판매하고 있다.
농협은 아이즈비전·유니컴즈·에넥스텔레콤·프리텔레콤·스페이스네트·머천드코리아 등 6개 사업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아직 사업자 선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정에서 탈락된 일부 사업자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MVNO 업계 관계자는 “일반 마트보다는 금융 창구가 더 높은 판매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조합 등 금융창구에 자사 MVNO 상품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조합별 알뜰폰 판매처 현황(단위:개)>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