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을 앞지를 신소재 기술 확보 성공
스마트폰 시장에서 디자인 혁신의 종착점으로 꼽히는 메탈 케이스 기술 경쟁이 본격화됐다.후발 주자인 삼성전자가 애플을 앞지를 수 있는 신소재 기술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확실히 누를 수 있는 디자인 무기가 될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다이아몬드 금속 표면 처리 기술을 메탈 케이스에 적용하는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한마디로 스마트폰 메탈 케이스 표면에 다이아몬드 소재를 입히는 방식이다. 메탈 케이스에 다이아몬드 소재를 도포하면 흠집·변형 등에 취약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탄소를 고온·고압에 노출하면 다이아몬드 수준의 물질을 얻을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이를 분말이나 액체 상태로 만들어 메탈 케이스 표면에 처리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나노 물질을 금속 표면에 처리하거나 페인트로 만들어 도장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은 당초 러시아 국방부가 우주항공 소재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했다. 우주 쓰레기로 인해 인공위성 표면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는 용도였다. 그러나 종전에는 양산성이 낮고 가격이 비싸 일반 전자제품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삼성전자는 기술을 일부 개량하고 특화된 공정을 개발해 양산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공장에 직접 라인을 꾸려 초기 물량을 생산하고 주요 협력사로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재 분야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지식재산(IP)을 구입해 원천 기술을 확보했거나 로열티를 내고 기술 사용권을 독점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종전 메탈 케이스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재 기술을 확보하면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메탈 케이스를 본격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성능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디자인과 브랜드로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외장재를 플라스틱 사출물에서 메탈 케이스로 옮김에 따라 후방 산업 구도에도 큰 지각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메탈 케이스는 애플만 주로 사용했다. 메탈 케이스는 플라스틱 사출물보다 가격이 비싸고 공정 수율을 맞추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메탈 케이스는 소품종 대량 생산 모델에 적합한데, 그동안 단일 모델로 아이폰 시리즈 판매량을 뛰어넘는 회사는 없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가 단일 모델 판매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확보하면서 메탈 케이스를 쓸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협력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메탈 케이스 공급망이 형성될 것”이라며 “기존 국내 사출 업체뿐 아니라 중국 등 투자 여력이 있는 회사들도 메탈 케이스 생산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