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세 정보기술(IT) 품목을 확대하기 위한 세계무역기구 정보기술협정(WTO ITA) 최종 협상이 회원국 간 이견으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협상 기간을 연장했지만 좀처럼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경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통상정책 브리핑에서 “ITA 확대 협상이 지난주 시작됐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며 “기간을 연장해 이번 주까지 협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96년 12월 제1차 WTO 각료회의는 203개 IT 품목 무관세화를 결정하는 ITA를 맺은 바 있다. 지난해 5월부터 IT 시장 현실을 반영하기 위한 무관세 품목 확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 ITA에서 제외됐거나 일부만 포함된 디스플레이, 영상음향기기, 전기기기, 의료기기 등 200여개 품목을 무관세화 대상에 추가하는 것이 이번 최종 협상의 목적이다.
참여국들은 다음달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제9차 WTO 각료회의까지 ITA 개정안을 타결한다는 목표 아래 11일(현지시각)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15차 확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254개 품목의 무관세화 여부를 놓고 협상 중인 가운데 중국과 미국 등의 의견 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무관세화를 강력히 추진하는 디스플레이 역시 중국 등의 반발로 최종 채택 여부가 불확실하다.
최 차관보는 “자국이 경쟁력을 가진 품목을 무관세화하려는 입장과 민감한 품목을 제외하려는 입장 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협상 참여국들은 의견 차이가 계속되자 회의 시한을 당초 15일에서 20일로 늦춘 데 이어 22일로 한차례 더 연장했다. 모든 품목의 무관세 여부를 `패키지` 형태로 결정해야 하는 만큼 제네바 회의에서 최종 타결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 차관보는 “참가국들은 이번 주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타결이 안 되면) 각료회의 전에 한 번 더 회의를 하거나, 각료회의 현장에서 협상을 계속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