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가 중국 자동차 업체 두 곳과 손잡고 현지에서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한다고 니혼게이자이가 21일 보도했다. 단순 조립이 아니라 핵심 부품까지 공동 개발한다. 세계 최고 수준인 하이브리드카 기술을 전수하면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세계 최대 시장을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협력 대상은 제일자동차(FAW)와 광저우자동차다. 각각 이치도요타와 광저우도요타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생산 공장도 세운다. 양사 연구 부문과 협력해 하이브리드카 기술을 함께 개발한다. 현지 도로 사정이나 소비자 기호에 맞는 제어 기술을 넣어 중국 전용 하이브리드카를 만든다. 2015년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그동안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 기술 유출을 우려해 배터리나 모터를 일본에서 가져다가 현지에서 조립했다. 여러 가지 세금 제약을 받아 `프리우스` 등 주력 하이브리드카의 가격이 20만위안(약 35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중국 자동차 평균 판매 가격의 두 배에 이른다. 비싼 가격은 프리우스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도요타는 이번 제휴로 하이브리드카의 핵심인 제어 기술 노하우를 제공한다. 배터리도 현지 업체와 공동 개발해 생산을 맡긴다. 최근 상하이 외곽에 세운 연구개발센터를 거점으로 합작회사 두 곳의 기술 교류를 도모해 싼 부품을 생산, 하이브리드카 가격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도요타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이지만 중국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으로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냈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2년 말 기준 6%에 불과하다. 폴크스바겐과 GM, 현대차에 이어 4위다. 특히 누적 판매 500만대라는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도요타 하이브리드카는 중국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 기술을 주는 대신 연간 2000만대에 이르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의 부진을 씻는 기회를 마련하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5월 갈수록 심해지는 대기오염을 줄이고자 2020년을 바라보고 새로운 연비 규제를 도입했다. 보조금을 지원해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500만대를 보급한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충전 시설 미비로 지난해 판매는 1만대에 그쳤다.
<중국 자동차 시장점유율(2012년 기준)>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