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월 100조원 시대
전자상거래는 기본적으로 효용이 많다. 복잡한 유통구조를 단순화시키면서 전체 구매비용을 절약해 준다. 거래에 드는 시간도 크게 단축시켜주면서 소비자의 만족도를 크게 높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오프라인 상권, 특히 전통시장을 위축시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이 시스템화되면서 유통업에 종사할 고용 인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심심치 않게 회자된다.
또 전자상거래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이른바 `짝퉁`으로 불리는 가품이 팔리면서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것이다. 일부 잘못된 업체가 `먹튀`에 나서면서 업계 전체에 욕을 먹이는 일도 벌어진다. 업체마다 강화된 상품 검증체제를 갖추고 공적 기관에서도 점검에 나서고 있음에도 이런 일들은 완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전자상거래의 장점은 여전히 많다. 비싼 임대료를 내야 하는 별도의 매장 없이도 비교적 손쉽게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다. 혹시나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빠르게 사업 전환이 가능하고 실패에 따른 부담도 오프라인 비즈니스에 비해 월등히 작다.
영세 판매자들이 이용할 쇼핑몰을 개설하고 관리해 주는 카페24나 메이크샵 같은 곳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도 수많은 중소 상거래업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자상거래 100조원 시대. 국가 차원의 또 다른 고도화 전략도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수출을 통해 먹고사는 나라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상거래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언어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자상거래의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수출 전략화가 필요하다.
때마침 정부가 지난주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2017년까지 1000만달러 온라인수출 전문기업을 200개 육성한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평소 해외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들이 낮은 비용으로 온라인 수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진입 초기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단계를 밀착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기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시장은 매년 20%이상 급성장해 지난해 1조달러를 돌파했고 2016년에는 1조9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온라인쇼핑몰을 활용한 수출실적은 전체의 0.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온라인쇼핑몰을 활용한 수출은 비용·시간·인력 등 제약 극복이 가능해 중소기업에 가장 적합한 해외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모델의 글로벌 진출도 충분히 확대해 볼만하다. LG그룹 MRO 전문업체 서브원은 국내에서 쌓은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모델을 들고 3년 전 중국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경험한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중국시장에 적용한 것이다.
서브원과 함께 중국에 동반 진출한 국내 중소업체만 100여개에 달한다. 한국에서 소모성자재를 제조하고 서브원을 통해 중국에 수출하는 기업도 500개사를 넘었다. 국내 중소기업이 서브원을 통해 얻은 수출효과는 2010년 6000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9000만달러까지 뛰었다. 올해는 1억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