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 의약품은 누가 사용했는지 이력이 전자기록으로 고스란히 남는다. 마약류 의약품에 전자태그(RFID) 기술이 접목되면서 편법 오남용 시 곧바로 적발된다.
늦은 밤 여성의 귀갓길 택시도 더욱 안전해진다. 택시 좌석에 부착된 근거리무선통신(NFC) 태그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택시의 위치·회사·번호·연락처 등 운행정보가 지인들에게 문자로 전송되기 때문이다. 작물의 생장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스마트 팜`, 공동 구매·판매가 가능한 `협업형 스마트워크` 등의 서비스도 등장해 농민과 소상공인이 보다 똑똑하게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상승세에 있는 과학기술 역량을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으로 삼아 사회 현안을 해결하고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박근혜정부가 천명한 `한국형 창조경제 모델`이 본격 가동되는 셈이다.
미래부가 이날 국무회의에 보고한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는 부처 간 협업과 수요를 기반으로 범부처 차원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과거 특정 부처 위주의 공급자 중심 과학기술·ICT 확산 시도와는 분명하게 차별화된다.
농업 분야에 과학과 ICT를 적용하는 사업은 `비타민A(Agriculture)`, 문화에 과학과 ICT를 도입하는 사업은 `비타민C(Culture)`, 의료 분야에 과학·ICT의 힘을 불어넣는 사업은 `비타민H(Healthcare)` 등으로 명명된다. 정부는 과학기술과 ICT를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접목,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산업과 시장·일자리를 창출할 방침이다.
미래부는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 7대 중점 분야로 △농·축·수산식품 △문화관광 △보건의료 △주력 제조업 △교육학습 △소상공인 창업 △재난안전 SOC를 선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 중소기업청 등 관련 부처가 12개에 이른다.
이들 부처의 관심과 참여 열기도 기대 이상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주요 부처에서 제안한 프로젝트가 160여개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마약류 관리, 택시 안전 서비스, 스마트팜 등 이외에도 증강·가상현실 기술로 스마트폰으로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내 손안의 고궁`, 건강보험공단 정보 등을 기반으로 주요 질병 발생을 예측하는 `빅데이터 질병주의예보` 등도 올해 시범사업으로 추진된다.
미래부는 성공적인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향후 전담기관을 지정하고 7대 중점 분야별 분과도 설치한다. 이와 함께 주요 수요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비타민 추진협의회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미래부는 연말까지 주요 부처 의지가 높고 파급효과가 큰 15개 과제를 시범사업으로 우선 추진한다.
미래부는 내년부터 주요 부처 수요조사는 물론이고 국민 아이디어 공모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조기에 발굴, 내년 초부터 시행한다. 이를 위해 연간 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법·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미래부는 상시적 성과 점검으로 실효성을 제고하는 한편 성공모델은 민간으로 조기 이양,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 성과를 전파하는 동시에 민간 부문의 과학기술·ICT 융합 확산도 유도할 방침이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가 개별 부처, 연구기관의 단편적인 아이디어가 과학기술과 ICT와 함께 다른 부처, 기관의 아이디어와 유기적으로 연계된다면 미처 상상하지 못한 창조적 제품·서비스가 창출될 것”이라며 “양질의 일자리 증대와 국가 사회 전반의 생산성 향상은 물론이고 국민과 같이 호흡하는 창조경제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