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내년 자동차 판매량이 1600만대를 돌파해 금융위기 전인 2007년 1610만대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최근에는 1996∼2000년에 이어 2차대전 후 두번째 5년 연속 고성장기를 맞고 있는 현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그리고 새로운 최고점은 어느 수준인 지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IHS오토모티브, 시티그룹 등의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였던 2000년 1730만대를 넘어 1800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부터 2015년까지 376개의 신모델이 출시되고 평균 차령이 11년 6개월에 달해 대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점이 주요 근거이다. 반면 앨릭스파트너스 등의 전문가들은 미국 연간 판매량이 1700만대를 넘으면 수익성이 악화돼, 시장 규모가 그 이상 크게 확대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내년에 1600만대를 돌파한 후 최소 1700만대, 최대 1800만대까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부품 업체들에게도 사업 기회가 확대되는 요인이므로 매우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동차 시장 고성장 지속에 따른 부작용이나 위험 요인들이 잠복해 있다.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부품 공급 부족사태 발생 가능성이다. 미시간주 소재 컨설팅 업체 IRN 설문조사에 따르면, 내년 북미 자동차 생산량이 1600만대에 달하는 경우 부품 업체 100개사 중 28%가 생산능력 부족에 직면한다고 응답했다. 전자 부품 업체는 38%, 섀시 및 서스펜션 부품 업체는 30%가 생산능력 부족을 겪을 것이라고 응답해, 이 분야 부품 공급 부족이 가장 심각할 것임을 예고했다. 더구나 향후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전문가들 예상대로 증가해 2015년 이후 북미 자동차 생산량이 1700만대 이상으로 증가하면, 부품 공급 부족 사태가 확산돼 북미 자동차 산업계 전체의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마저 있다.
어느 경우든 향후 북미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량은 부품 조달 능력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여파로 완성차 업체들의 부품 업체에 대한 구애 활동 역시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북미에서 완성차 업체로부터 신규 물량 장기 공급 계약을 제안 받은 부품 업체 비중이 55%를 넘고 있다. 현지 완성차 업계에는 어려운 시절이 다가오는 반면에 부품 업계에는 새로운 경영 환경과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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