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펼쳤던 다모델 전략으로 태블릿PC 시장에서도 1위를 노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점유율이 애플 아이패드의 절반에도 못 미쳤지만, 3분기에는 격차를 10%P 이내로 좁히며 추격권에 진입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모델 출시전략으로 태블릿PC 라인업을 확장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제조 부문의 강점을 살려 경쟁사인 애플과 달리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맞춘 제품을 내놓는 전략이다. 화면 크기와 S펜, 운용체계(OS) 등 다양한 요소를 조합해 라인업을 갖췄고,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12인치대 대화면 등 새로운 제품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태블릿PC 라인업은 갤럭시탭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 윈도 운용체계(OS) 기반 아티브탭 등이다. 지난 7월 갤럭시탭3 7.0·8.0·10.1 3개 모델을 출시했다. 유아용 교육시장을 겨냥한 파생모델 `갤럭시탭3 키즈`도 내놓았다. 앞서 올해 초에는 S펜을 갖춘 갤럭시노트 8.0과 10.1을 공개했고, 최근에는 업그레이드한 `갤럭시노트 10.1 2014 에디션`도 선보였다. 한해 선보이는 태블릿PC 모델만 10여종에 이른다.
태블릿PC 시장 1위인 애플이 1년에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라인업 각 1종씩 2개 모델만 내놓는 것과 대조적이다. 아이패드는 신제품 출시 주기가 길어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 판매량이 떨어진다.
지난 3분기 세계 태블릿PC 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략 차이가 가져온 효과를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3분기 애플 아이패드 점유율은 29.6%를, 삼성전자는 점유율 20.4%를 차지해 1, 2위에 올랐다. 애플은 1위를 지키기는 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 삼성전자와 격차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 3분기 애플과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40.2%와 12.4%로 크게 차이가 났다. 점유율 격차는 1년 만에 27.8%P에서 9.2%P로 감소했다.
IDC는 “애플의 부진은 2분기와 3분기에 새로운 아이패드 제품 출시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애플의 부진은 안드로이드 호조로 이어졌고 윈도 태블릿PC는 계속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블릿PC 시장에서 보이는 현상은 앞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타났던 것과 유사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초기 아이폰의 점유율이 높았으나 다모델을 앞세운 삼성전자에 점유율을 내줬다. 특히 시장이 성숙할수록 다양한 가격대와 성능을 차별화한 제품 수요가 높아졌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지난 6일 삼성애널리스트데이에서 “태블릿PC 시장이 노트북PC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10인치 이상 시장은 전반적으로 태블릿PC 시장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며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얇은 베젤과 펜 등으로 강점을 강화해가겠다”고 말했다.
3분기 세계 태블릿PC 시장 현황
자료:IDC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