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기계로 인한 고용 불안 먼 미래가 아니다”

2013년 가트너 심포지엄/IT엑스포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세상은 과거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 자주 다뤄지던 소재이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미국 올란도에서 열린 가트너 심포지엄/IT엑스포에서는 현실에서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과 관련된 전망을 집중적으로 내놓았다.

가트너는 ‘스마트 머신’을 인공지능과 학습능력을 갖춘 기계로 정의한다. 최근 인지 컴퓨팅 등의 기반기술이 현저하게 발전하면서 스마트 머신도 점차 실생활에서 구체적인 용도와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오피스 오토메이션(OA)과 달리 특정 기술이나 경험을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업무도 수행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특징이며 이로 인해 고소득의 전문직종에서도 일자리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가트너는 예측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전세계 대부분의 CEO들이 ‘스마트 머신’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둔감하다는 것이다. 가트너의 2013년도 CEO 대상 연구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CEO 중 60%는 ‘스마트 머신’이 15년 내에 수 백만 개의 중산층 일자리를 흡수할 수 있다는 가정에 대해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산업의 지도자들 조차도 스마트 머신의 출현이 가져올 여파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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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 최고경영자(CEO) 진 홀(Gene Hall)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 머신이 2020년경에는 널리 보급되어 기업 및 산업에 큰 충격을 안겨 줄 것이라고 한다. 스마트 머신의 능력과 안정성이 현격히 개선되면서 비즈니스와 IT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15년까지 ‘디지털 인력’에 대한 프로그램 및 정책 개발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들은 2020년에는 생산성과 영업 이익 면에서 산업 내 상위 25%에 들지 못할 것이라 예측했다.

가트너 책임연구원 키네스 브랜트(Kenneth Brant)는 “많은 CEO들이 향후 10년 동안 가장 의미 있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핵심 동향을 놓치고 있다”면 서, “사실, 오늘날에도 주요 업체들의 주도 하에 디지털 인력을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인력과 관련된 구체적인 기술 및 시스템으로는 기존의 기계를 ‘스마트’하게 만들 수 있는 인텔리전트 에이전트(intelligent agents), 가상 헬퍼(virtual reality assistants), 엑스퍼트 시스템(expert systems)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embedded software) 등이 있으며 그 외에 저비용 차세대 로봇과 특정 목적이 내재된 자동화 기계(automated machine)들이 존재한다.

스마트 머신의 위협은 현실과 보다 더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경제 성장이 저조해짐에 따라 스마트 기계로 인력을 대체하여 고용 비용 절감과 생산성 개선을 하려는 기업들의 요구도 커져왔다. IBM, GE,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아마존 등을 비롯한 많은 산업 선도의 기업들이 해당 시장의 성공을 자신하며 스마트 머신의 공급자로 나서고 있으며 실제 유명 기업들이 실 수요자로 나서 초기 기술 수용을 이끌면서 다수의 기업이 스마트 머신을 소유하거나 개발하는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가트너는 스마트 머신의 도입에 앞서 비즈니스, 정치, 경제, 사회 및 기술과 같은 각종 분야에서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경고하며 일자리 감소에 따른 사회의 저항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조의 저항이나 실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스마트 머신 도입 반대 시위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 도입 초반의 높은 가격과 스마트 머신의 ‘프로그램화된 도덕성’ 문제, 기계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거부 반응 등은 특히 고려해봐야 할 점들이다.

브랜트 이사는 “가까운 미래에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하진 않겠지만, 다양하고 새로운 기술들의 결합이 향후 십 년 동안 막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면 서, “따라서 산업 지도자들을 비롯해 기업 및 이해관계자들은 스마트 머신의 도입이 초래할 문제점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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