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456>남다르게 읽고 색다르게 쓴다

나는 욕심이 참 많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어제와 다른 일을 이전과 다르게 해보고 싶은 욕심은 물론이고 색다른 도전으로 색다른 성취감을 맛보고 싶은 욕심도 많다. 불혹을 넘기고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을 넘었어도 하늘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산다. 비슷한 일을 반복해도 어제와 다른 차이를 반복해야 반전이 일어나고 반전 속에서 느끼는 감동이 심장박동을 빠르게 한다. 욕망의 물줄기기 흐르는 곳을 따라 미지의 세계로 오늘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도약을 꿈꾼다. 미지의 세계라서 불확실하고 불안하지만 그래서 더 호기심이 생기고 가보고 싶은 욕망이 더 꿈틀거린다. 어떤 길을 가든 길 위에서의 완성은 없다. 다만 완성에 이르는 어제와 다른 미완성만이 존재할 뿐이다. 영원한 미완성의 길이지만 미완성이기에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미(美)완성의 길을 향한다.

책에 대한 욕심도 끊이지 않고 솟구친다. 사고 싶은 책, 읽고 싶은 책, 내 뇌리에 주먹질을 해대는 책, 책 속에 파묻혀 읽고 쓰는 일은 언제나 즐겁고 신난다. 산더미처럼 쌓아놓고도 주요 일간지 주말 북 섹션에 나온 책을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한꺼번에 사들인다. 그렇게 사놓고 여기저기 깔아놓고 보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고 마음이 끌리는 대로 글을 쓴다. 이 책을 읽고 저 책을 읽다가 한바탕 글을 쓰기도 한다. 읽으면 읽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거기서 저자의 문제의식이 비켜간 틈새를 찾아내고 그 틈새에 내 생각을 집어넣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또 다른 책으로 쓰기도 한다. 평생을 책과 더불어 살아가는 게 참으로 행복한 길임을 알고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 은인과 은사님들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다 덕분(德分)에 이렇게 된 것이다. 이제 덕(德)을 나눠주기(分) 위해 책을 쓰면서 세상의 작은 변화를 일으키는 데 일조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려고 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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