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따라잡기와 중국 따돌리기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소재·부품 산업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큰 폭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는 여전하고,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에 소재·부품을 가장 많이 파는 나라로 등극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소재·부품 무역패턴 변화의 명과 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장기간 소재·부품 육성정책으로 경쟁력을 높였지만 아직 대일본 경쟁력이 크게 개선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이 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소재·부품 수출은 2000∼2012년 연평균 10.1% 증가한 반면, 수입은 7.2%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현재 소재·부품 수출은 전체 수출의 47.2%를 차지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수출특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소재·부품 무역특화지수는 2007년 0.12에서 올해 0.23으로 상승했으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했던 소재 무역특화지수도 같은 기간 0.02에서 0.14로 상승했다.
그러나 연구원은 이런 긍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주변국 역시 소재·부품 산업 경쟁력을 꾸준히 키웠다고 지적했다.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소재 및 부품 분야 모두에서 지속되고, 무역특화지수상 대일 경쟁력도 크게 개선된 것이 없다고 분석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소재·부품을 가장 많이 사가던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소재·부품을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 부품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 진출 우리 기업으로부터 수입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지만, 중국 IT부품 경쟁력도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보고서는 중국정부가 소재·부품 국산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별로 집중 육성정책을 펼치면서 중국내 자체 조달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현정 연구위원은 “대일 무역적자 개선을 위한 경쟁력 제고에 중점을 둔 우리 소재·부품 육성정책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대응방안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재·부품 무역패턴 변화의 명암
*무역특화지수 : 상품의 (총수출액-총수입액)÷(총수출액+총수입액), 지수가 0인 경우 비교우위는 중간정도이며 1이면 완전 수출특화상태로 수입은 전혀 하지 않고 수출만 한다는 뜻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