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IT기업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31일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다음을 준비하는 방법(How to prepare for what`s next)`을 주제로 학생들과 창업과 혁신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대담은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 2013`에서 선발된 5개의 스타트업과 일반 청중으로부터 질문을 받아 슈미트 회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슈미트 회장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작에 필요한 진입 장벽이 과거보다 낮아져 대학교 시절은 창업을 시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며 “조금 더 나이 들어 직장에 다니고 부양가족이 생기면 지금만큼 열정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그는 스타트업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조건으로 `인내심 있는 투자자`를 들며 “빨리 돈을 벌려고 단기간에 결과를 내놓으라는 주문은 실효성이 없고, 장기적 안목으로 최고 10년을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내심 있는 최고의 투자자는 항상 여러분 곁에서 정신적인 지지를 보내는 가족”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기술업체 창업을 위해 대학원 진학이 필요할지 한 학생이 묻자 “전반적으로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좋고 경우에 따라 대학원 교육까지 필요한 사람도 있다”며 “창업을 하려면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순간 창업 결단을 내려야겠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꾸준히 받으면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기업문화가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은 위계질서가 강한 편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업문화는 직원이 각자 지혜로운 리더십을 갖도록 하되 똑똑한 인재들이 너무 제약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드로이드가 `첫 번째 부인`인 삼성을 떠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 더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구글의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