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국내 통신장비 산업, `종목별 대표기업` 육성 시급

외산 일색 통신장비, ICT 성장 적신호

“우리나라 네트워크 장비 산업에는 `대표 선수`가 없다.”

네트워크 장비 산업은 제조업 중에서도 대표적인 기술집약적 분야다. 경쟁사보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개발을 시작해 서비스 상용화 시점에 맞춘 판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휴대폰과 같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기업에서 한 번 특정 제품을 쓰기 시작하면 계속해 사용하는 특성도 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 위주인 우리나라 네트워크 장비 업체 구조에서 대표 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슈분석]국내 통신장비 산업, `종목별 대표기업` 육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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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국내 통신장비 산업, `종목별 대표기업` 육성 시급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네트워크 장비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31개 장비 제조업체의 평균 연매출은 419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기업이 3개인 반면에 300억원 이하의 중소기업이 17개나 됐다.

이들이 경쟁해야 하는 글로벌 기업의 규모는 차원이 다르다. 네트워크 장비 분야 세계 1등인 에릭슨은 지난 2011년 기준 세계 통신사 대상 장비 매출만 175억달러, 2위 화웨이는 135억달러다. 전체 통신사업자망 장비 시장의 40% 가량을 나눠가진 이 두 업체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은 각각 48억·47억달러다. 세계 10대 네트워크 장비 기업 중 우리나라 기업은 삼성전자 단 한 곳이다. 같은 시기 통신사 매출 규모는 19억달러 안팎으로 선두권 기업들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계 매출 선두권인 KMW는 지난해 25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에이스테크놀로지가 1804억원을 기록했고, 다산네트웍스 1227억원, 유비쿼스는 748억원, 삼지전자 714억원 등이다.

현대·LG·동양 등 대기업 계열의 장비 기업이 무너지거나 외국 기업에 인수되면서 사실상 글로벌 기업과 힘겨루기를 할 만한 체질이 크게 취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앞으로 우리나라 장비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종목별 대표 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전종연 삼지전자 부사장은 “지금 시점에서 포괄적 장비기업 육성은 적절치 않다”며 “`히든 챔피언` 개념과 같이, 스위치나 전송장비 등 각 분야별의 세계 1등 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LTE 서비스 분야에서 유례없이 치고 나가는 우리나라 통신사를 레퍼런스로 보다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통신사업자망 장비 시장 점유율(가트너, 2011)

*국내 주요 네트워크 장비 기업(각 사 공시 및 업계 추정)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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