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전북 정읍에 위치한 대우전자부품 신입사원 채용공모에는 10명 모집에 2000여명의 구직자가 몰렸다. 해마다 30명가량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이 회사의 평균 입사경쟁률은 20대 1을 훌쩍 넘긴다. 매출 250억원에 불과한 지역의 한 중소기업에 이렇게 많은 구직자가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대우전자부품의 미션은 `101년을 생각하는 자동차부품전문기업`이다. 100년을 넘어 다음 세대까지 존속하는 장수기업을 만들자는 임직원의 의지가 담겨있다.
대우전자부품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가 사람 투자다. 기업의 흥망이 인재에 달려있다는 확고한 신념에서다.
신입사원 연봉은 4000만원이 넘는다. 능력 위주의 승진체계를 도입해 입사 5년이면 부장 승진이 가능하다. 사내도서관을 비롯해 사택, 학자금, 우리사주조합 운영, 해외연수 등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혜택을 제공한다. 구직자들이 선망하는 이유다.
이 회사는 지역 우수인재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내에서 90%를 채용하고 있다. 전북기계공고, 군산기계공고 등 마이스터고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특성화고 학생 취업에도 적극적이다. 전북도 전략산업 선도기업과 취업하고픈 500대 강소기업, 산업평화 대상 모범기업으로도 선정됐다.
대우전자부품은 청년 구직자에게 우수 중소기업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11년 `희망이음 프로젝트`에 참여해 중소기업 편견 깨기와 구인구직 미스매칭 해소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에는 매월 2회 이상 청년구직자들이 생산현장을 찾는다. 지자체와 유관기관이 추진하는 채용박람회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예비 구직자를 발굴하고 있다.
한때 법정관리를 경험했던 이 회사는 2010년 서준교 대표가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고용 불안에 미래를 걱정하던 직원들에게 서 대표는 임금 30%를 인상했다. 여기에 신규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전문교육과 R&D 투자를 확대했다.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직원의 생활안정과 사기진작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사람중심 경영은 성과로 이어졌다. 2011년 22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250억원, 올해는 37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신규수주 아이템 생산라인 구축 등을 위해 40억원 규모 자동차 부품 생산설비 투자에 나섰다. 이는 자기자본의 20.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 1973년 대우그룹 소속으로 출발해 IMF 구제금융 위기와 대우그룹 해체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지난 2010년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인 아진산업을 인수한 뒤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상용차 에어서스펜션용 능동형 전자제어시스템을 비롯해 가시광통신기반 차량용 스마트링크 시스템, 부품소재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 전기차용 경량·섀시부품 연구기반 구축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우전자부품은 협력사인 발레오·SG 시스템·타타대우 등과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자동차를 단순 기계장치가 아닌 최첨단 IT기기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시장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준교 대표는 “신입사원 배치 전 멘토를 지정해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고 적응력 향상과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등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레귤레이터 등 자동차전자제품 기술력 강화로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