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5일 이사회…이석채 회장 거취 표명 여부 주목

최근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으로 이석채 KT 회장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KT가 25일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KT 안팎의 이목이 집중됐다. 3분기 실적 재무제표를 승인하기 위한 정기적인 이사회지만 이 회장의 거취에 대한 표명이 나올지 주목된다. KT와 업계 안팎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특별한 거취 표명 없이 재무제표 승인 등 일반적인 이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예상외의 상황 전개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24일 KT 관계자는 “당초 예정됐던 2박 3일 이사회 워크숍 일정 대신 서울에서 하루 일정으로 25일 이사회를 연다”고 밝혔다.

KT는 통상 매년 이 기간 2박 3일 일정으로 골프를 겸한 이사회 워크숍을 가져왔다. 하지만 검찰이 100여명의 검사를 전격 투입해 KT 본사와 광화문, 서초사옥을 포함한 16곳을 압수수색하고 재무장부와 PC 등을 압수한 상황이어서 예년대로 할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업계는 24일 개최한 감사위원회가 검토한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승인 이외에도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과 함께 불거진 정치권의 대표이사 교체 요구의 대응책도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 검찰의 KT 압수수색이 시작되면서 이 회장이 출국금지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KT는 25일부터 예정된 이 회장의 아프리카 르완다 출장 일정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출국금지 여부는 확인된 바 없으며, 출장 일정에도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장 측이 검찰에 지속적으로 출국금지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직까지는 출장을 가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 측에서 검찰에 출국금지 해제를 요청하고 있다”며 “이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본인의 출금 사실을 인지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 회장이 아프리카 출장 일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25일 이사회에서 거취 변화에 대한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이사회가 먼저 사의를 밝힐 가능성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회장 선·해임 주체가 없어져 이 회장이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KT 이사회는 고등학교 동문 등 대부분 이 회장 인맥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해외 출장이 불발된다면 이 회장이 위기 정면돌파 차원에서 국감장 혹은 검찰청 출두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 회장이 배임 혐의에 대한 법정 싸움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물러나지 못한다는 관측도 있다.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순간, 그동안 회장을 맡으며 영입한 검찰 등 사정기관 출신 임원들로 이뤄진 강력한 KT 법무조직의 조력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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