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산단 안전사고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반복…

거버넌스 재정립해야…

해마다 반복되는 전국 산업단지 개발과 안전사고 문제와 관련해 범 정부 차원의 거버넌스 재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제 발생 후 책임을 묻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사후약방문식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발전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1일 한국산업단지공단 국정감사에서 △부실한 산단 개발 실적 △성과 없는 노후 산단 고도화 사업 △반복되는 안전사고 발생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산업단지를 놓고 매년 되풀이되는 지적이다.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은 “올해 산업단지 가스누출 사고가 벌써 7건으로 지난 2009년에서 지난해까지 4년간 6건의 사례를 넘어섰다”면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김상훈 의원과 민주당 전정희 의원도 이 같은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민주당 전정희 위원은 지난 6월 천안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불량 LP가스통의 회수율이 절반에 그쳤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전 위원은 “LP가스통 폭발에 대해 가스안전공사는 내부 용접불량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부품 499개 가운데 257개를 회수한 상태”라며 “유럽, 일본과 같이 LPG용기의 이력·추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후 산단과 사고 대응 문제도 심각하다. 최근 5년간 산단 안전사고 10건 중 7건이 준공된 지 20년 넘은 노후 산단에서 일어났다. 사고 종류는 100여개에 이르지만 초동 대응체계는 미흡하다. 김상훈 의원은 “현재 산단은 사고가 나면 무조건 소방차부터 출동하는 후진적 방재시스템”이라며 “화학사고 전담 소방대 편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산단 개발 및 구조고도화도 예산 삭감,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질책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차제에 산단 개발·운영·관리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현재 산단 `개발`과 `관리`는 각각 국토부와 산업부 소관 법으로 나뉘어있다. 산단공은 산단 내 안전점검, 예방 교육, 재난대응매뉴얼 운영 등을 맡고 있지만 규제 권한은 없다.

문제가 생기면 산단공 책임론이 제기되지만 정작 산단공은 사고 발생 과정을 아우르는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구조다. 홍의락 의원(민주당)은 이 때문에 “(산단 개발이) 공급자 위주로 땅 파고, 도로 넣기에 급급하게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강남훈 산단공 이사장은 “범 정부 대책에 따라 단계별, 역할 분담 방향을 마련했다”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다음달 구미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전국 산단 6곳에 범 부처 합동방재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답했다.

합동방재센터엔 산단공을 비롯해 산업부, 환경부, 지자체 등이 참여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컨트롤타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향후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동석기자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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