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케이블방송을 볼 수 있는 클리어쾀 TV 보급 사업을 12월 시작한다. 이에 따라 케이블 업계와 IPTV 업계가 채널 구성 폭을 놓고 신경전에 돌입했다. 유료방송 가입자 이탈이 우려되는 IPTV 업계가 홈쇼핑 등 가능한 채널 수를 줄이려는 반면에 케이블 업계는 기본 채널을 사수하려는 움직임이다.
미래부는 클리어쾀 TV를 제조업체 3개사(LG전자, 삼성전자, 대우디스플레이)에서 12월 2일부터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TV 출시일부터 저소득층과 차상위계층 등 대상자 171만명은 바로 단방향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게 된다. TV 제조업체들은 “이윤 추구보다는 사회적 약자의 디지털방송 접근권 보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에서 공모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TV는 24인치 20만원대에서 42인치 60만원대로 총 8종으로 구성됐다.
미래부는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클리어쾀 TV 채널 구성을 결정할 방침이다. 미래부는 현재 아날로그 의무형 채널을 디지털로 연동하는 것을 구상 중이다. 현재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지역별로 아날로그 의무형 채널을 최소 17~40개로 송출한다. 평균적으로 24개 정도다. 홈쇼핑 채널은 의무형에도 대부분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홈쇼핑` 채널 송출을 둘러싸고 케이블과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 간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IPTV 업계는 “클리어쾀은 저소득층의 디지털방송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의 정책 방안인데 홈쇼핑의 상업성은 부합하지 않아 정책 취지에 위배된다”며 “오히려 저소득층의 가계부채가 사회적 문제로 번지는 상황에서 저소득층에 홈쇼핑 노출은 충동소비를 유발하는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날로그 케이블의 의무형 상품가격은 약 4000원(부가세 별도) 선이다. 저소득층은 여기서 30%가 할인돼 3000원대로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다.
한국케이블방송TV협회는 “저소득층에 디지털 전환을 해주는 공공적 성격으로 최소한의 수신료를 받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 상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손해를 보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다”며 “저소득층에게 저렴하게 제공한 대신 그 수신료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홈쇼핑 송출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IPTV 업계는 “홈쇼핑 채널 송출을 배제하고 비상업적인 공공·공익방송의 형태를 갖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제품은 서민 위주의 저렴한 상품이 많고, 채널 확보와 바로 시청자에게 갈 수 있다는 부분에서 반대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방송 업계에서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클리어쾀 TV 가격과 주요사양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