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전기기 업계가 동남아 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한류로 한국 이미지가 좋아진데다 품질 문제로 중국산 중전기기가 동남아에서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건 보국전기공업이다. 보국전기는 10년 전 이미 베트남에 대리점을 개설, 수출을 본격화했고 말레이시아에도 5년 전부터 대리점을 두고 영업 중이다. 반세기 동안 쌓은 기술력을 무기로 삼았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베트남 북부 타이응웬에 건설 중인 제2 휴대폰 공장에 비상발전기를 납품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송전 철탑 및 전력기자재 업체인 보성파워텍도 동남아시아에 본격 진출했다. 회사는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미얀마 국영철강업체인 MEC와 송전용 철탑 제작설비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3년간 매년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11년 미얀마 지사를 설립했으며 양곤 인근 지역에 자체 생산 공장 부지를 마련 중이다.
필리핀은 기증사업이 발전한 사례다. 국내 노후 전력기자재를 수리해 기증하다 지난해에는 변압기 생산공장을 현지에 설립, 시장 개척에 나섰다.
파워맥스는 2010년 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호치민시 아파트에 발전기 세트를 공급하는 현지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향후 베트남을 거점으로 주변 동남아국가로 영업을 확대한다는 게 구상이다.
임재황 보성파워텍 사장은 “한류와 중국산 중전기기의 품질문제로 동남아 시장은 분명 국내 중전기기 업계에 기회”라며 “하지만 전략을 갖고 접근하지 않으면 오히려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